제3급 법정감염병의 하나이다. 발열과 발진 증상이 발진티푸스와 비슷하나 일반적으로 40℃의 발열은 없고 1주일 정도면 해열이 되는 경증의 병이다. 발진은 출혈성은 아니며 정신신경 증상을 수반하는 일이 별로 없다. 항생제 개발 이전에는 2% 전후의 치명률을 보였으나 현재는 치료만 잘하면 사망하지 않는다.
자연계에서는 쥐-쥐벼룩-쥐로 순환 전염되기 때문에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 내에 쥐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쥐벼룩은 사람의 혈액을 흡혈하지 않으므로 직접 흡혈로 전염시키지는 못하고, 우연하게 리케차(rickettsia)에 오염된 쥐벼룩의 대소변 및 분진이 사람의 피부 상처로 들어가거나 흡입됨으로써 전염된다.
잠복기는 6∼15일로 보통 12일간이며,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된다. 최근에는 쥐벼룩을 죽이는 잔류 살충제 보급이 잘 되어 세계적으로 발생이 줄었다. 발진열이나 발진티푸스 같은 질병의 분류는 미생물설이 확립된 이후의 것들이므로, 이러한 분류체계가 아니었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질병을 오늘날의 분류체계에 맞게 해석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있다.
이 발진열과 발진티푸스도 그 중의 한 예이나, 발진열이라는 것은 발진티푸스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발반[發斑: 천연두·홍역 등을 앓을 때 피부에 발긋발긋한 부스럼이 내돋는 일]의 증상을 포함하는 온역[瘟疫: 봄철에 유행하는 급성 감염병]이나 상한(傷寒)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구전되어 왔던 호남열(湖南熱)·조선티푸스 등의 지방병이 이 발진열에 해당되는 것으로 사료되나 해명되지 않았고, 오늘날까지도 그 역학상(疫學相)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 다만, 임상적으로 중증(重症)이면 발진티푸스이고, 경증(輕症)이면 발진열, 또는 유행적인 것이면 발진티푸스, 산발적이면 발진열이라는 막연한 해석이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