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밤의 생산이 부족국가시대부터 흔하였고, 또 신라시대에는 밤과 대추 등을 섞어 찐 약밥이 명절음식으로 되었던 것으로 미루어 밤밥도 일찍부터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좋은 밤이 산출되고 있었다. 즉 ≪후한서(後漢書)≫ 동이전 마한조(馬韓條)에는 배만큼 큰 밤이 난다고 하였으며, ≪시경≫ 소(疏)에도 왜(倭)와 한(韓)의 밤이 달걀만하다고 하였다. 또한, ≪삼국유사≫ 원효불기조(元曉不羈條)에도 원효는 그 어머니가 밤나무 밑을 지나다가 분만하였는데 이 나무의 밤 한 개가 한 바리에 가득찼다고 하였다.
한편, ≪고려사≫ 세가 충렬왕 2년조에 따르면 조양필(趙良弼)이 일본밤을 얻어와 심어 그 결실을 원나라에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에 이르면 밤은 재래종뿐 아니라 일본의 도입종도 재배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재래종에 도입종까지 합쳐 밤이 흔하였던 고려에서는 밤을 도기(陶器)에 넣어 흙 속에 묻어두고 여름에도 먹었다고 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처럼 밤을 저장하여 사철 먹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주식의 재료로도 사용하였는데, 밤밥은 바로 그러한 예 중의 하나이다. 밤밥을 지을 때는 생밤의 껍질을 깨끗이 벗겨 반으로 가르고 색이 변하지 않도록 뜨물에 담가둔다.
그것을 쌀과 섞어 소금을 약간 뿌린 뒤 흰밥 짓듯이 지으면 된다. 이때 팥 삶은 물을 붓고 지으면 색이 고울 뿐 아니라 구수한 맛도 즐길 수 있다. 밤밥은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특히 야채가 귀한 겨울철의 주식으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