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은 동이처럼 복부(腹部)가 넓고 둥글며, 바닥과 구경(口徑)은 복부보다 약간 좁으면서 둥글다. 또한 양쪽에는 손잡이가 붙어 있고 뚜껑은 없으며, 크기는 물동이보다 약간 작다. 이러한 모양의 방구리는 질그릇으로 된 것도 있고, 오지그릇으로 된 것도 있다.
이 중 질그릇으로 된 것은, 가벼운 데다 물건을 오래 담아두면 그릇 자체에서 거무스름한 물이 우러나므로 주로 물을 길어 나르는 데만 쓰였다. 작고 가벼운 것이 그 특성인 질방구리는 특히 처녀나 젊은 새댁들의 물긷는 연습용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한편 오지방구리는 그릇 자체에서 물이 우러나는 일이 없으므로, 각종 음식을 담아두는 데 쓰였다. 곧 엿·감주·수수풀떡·호박풀떡·나박김치·기름 등을 담아 장독뚜껑이나 한지 등으로 봉해두었던 것이다.
이 밖에도 오지방구리에는 술을 걸러 담기도 하고, 녹말을 낼 때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방구리는 우리나라에 양재기가 들어오기 이전까지 지금의 양재기처럼 다용도로 쓰였던 것이다.
따라서 방구리는 한 집에 적어도 2, 3개 정도는 구비되어 있었고, 옹기점이나 옹기를 짊어지고 다니는 떠돌이 옹기장수로부터 쉽게 구입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