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식의 일반적인 진행절차는 신앙의 대상을 의식도량에 봉청(奉請:오시도록 청함)하고 그들에게 권공(勸供:음식물을 들 것을 권함)한 뒤 소원을 아뢰고, 신앙의 대상을 다시 돌려보내는 의식을 행하게 되는데, 다시 보내는 의식을 배송이라고 한다.
배송의식의 절차는 먼저 가지게(加持偈)를 독송하며 의식도량에 봉청된 신앙의 대상으로부터 가피력을 입을 수 있었음을 찬탄하고, 이어서 의식에 참가하였던 모든 대중이 법주(法主)를 선두로 의식도량을 돌면서 보례게(普禮偈)·행보게(行步偈)·산화락(散花落)·배송게(拜送偈) 등을 독송하게 된다. 이 의식의 종류로는 삼단도배송(三壇都拜送)·삼단각배송(三壇各拜送)·불사회향신중배송(佛事廻向神衆拜送) 등이 있다.
삼단도배송은 신앙의 대상으로 구분한 상단(上壇)·중단(中壇)·하단(下壇) 등 삼단의 신앙대상을 모두 함께 보내드리는 배송의식을 말한다. 삼단도배송의 의식절차는 가지게·보례게·산화락을 법주(法主)가 선창하면 일반대중이 후창하는 형식으로 독송하면서 의식도량을 순회하다가 의식에 사용하였던 개(蓋)와 번(幡) 등을 불사르게 되는 소대(燒臺) 앞에 이르러 진언을 독송하고 배송게를 독송한다. 이때 의식에 사용하였던 개·번·위패 등의 물품을 모두 불사르게 된다.
삼단각배송은 상단·중단·하단의 신앙대상을 각각 따로 나누어 배송의식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삼단각배송의 차례는 하단배송·중단배송·상단배송의 차례로 행한다. 삼단각배송에 있어 하단의 신앙대상을 영가천도의식의 경우 당일 천도의 대상이 되는 영혼을 말하고, 그 배송절차는 가지게·보례·행보게를 법주의 선창에 따라 대중이 후창하고 난 다음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하고, 이어서 나비춤·바라춤 등의 의식무(儀式舞)를 추고 소대에 이른다.
삼단각배송에 있어 중단의 신앙대상은 호법선신(護法善神)으로서의 신중(神衆)들이다. 이들 신중에 대한 배송절차는 가지게·법성게(法性偈) 또는 모란찬(牧丹讚)을 독송하고, 소대에 이르면 신중위목(神衆位目) 등을 불사르면서 배송게를 독송한다. 다음으로 시왕번(十王幡)을 불사르면서 배송게를 독송하고 끝낸다.
상단의 신앙대상은 불보살(佛菩薩)들이다. 상단배송의 절차는 먼저 가지게를 독송하고 산화락·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上佛菩薩)을 독송하면서 소대에 이르고, 이어 봉송진언(奉送眞言)을 독송한 다음 보회향진언(普廻向眞言)·파산게(罷散偈) 등을 독송하고 끝낸다.
불사회향신중배송의 절차는 모든 불사(佛事)가 끝나는 날 유나사(維那師)의 명에 따라 사미승 등이 신중위목·천왕번(天王幡)·삼신번(三身幡)·불보살명호·증명위목(證明位目) 등을 들고 서면, 병법(秉法)이 요령을 흔들면서 봉송게를 독송하며, 이어 대중이 후창으로 아금지주차색화(我今持呪此色花)를 독송한다. 이어 보례·행보게·봉송게·회향게 등을 독송하고 소대에 이르러서 끝낸다.
원래 불교에 있어서의 신앙의 대상은 형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형상이 없는 신앙의 대상을 의식도량에 청하고 보내는 의식절차가 있을 수 없으나, 대승불교가 발달하여 불교가 민간신앙에 수순(隨順)하게 됨에 따라 방편으로 각종 신앙의 대상을 형상화하게 됨으로로써 형상화된 신앙의 대상을 의식도량에 청하고 보내는 의식절차가 생겨나게 되었다. 따라서 이 배송의식은 봉청의식과 대칭개념에서 생각할 수 있다. 현재는 각 법회에서 회향(廻向)의식으로 배송의식의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