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일찍부터 강산이 수려하고 물맛이 좋은 데다, 음다풍속(飮茶風俗)의 성행으로 특별히 음료수 개발의 필요성을 덜 느꼈음인지, 조선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청량음료가 그리 발달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조선시대로 오면서 불교의 퇴조로 음다풍속이 쇠퇴하면서 청량음료 쪽으로 관심이 기울기 시작하였는데, 배숙도 이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배숙을 만들 때는 먼저 배를 네 쪽으로 쪼개어 껍질을 벗긴 다음 속을 도려낸다.
이어 가장자리를 예쁘게 다듬은 뒤 배 등에 통후추 3개를 깊숙이 박는다. 물에 생강을 얇게 저며 넣고 끓이다가 설탕(또는 꿀)과 앞서 준비한 배를 넣고 다시 끓여 식힌다. 충분히 식으면 생강을 빼내고, 상에 낼 때는 화채그릇에 담아 유자즙을 넣고 잣을 띄운다.
배숙은 매우 귀한 음료로, 조선시대에는 민간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궁중에만 있었다. 요즈음에도 이 음료는 한정식에서 흔히 후식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 때 큰 유리그릇에 여분을 준비하여 상 가운데에 놓고 각자의 그릇에 떠다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