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필사본. 1권 1책. 성암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전라도 금산 왈인동에 사는 이진사(李進士)의 부인 최씨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자 어린 여동생 백련을 데려다 키운다. 백련이 영특하여 형님 내외를 부모같이 받들며 섬기니, 이진사도 친딸같이 사랑한다.
이때 같은 동네에 박수자라는 소년이 사대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김좌수(金座首) 집에 와서 일을 보고 있었다. 이진사가 김좌수 집에 갔다가 박수자를 보고 장래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좌수에게 청혼하여 처제를 박수자와 혼인시킨다.
최소저는 첫날밤 일자무식한 신랑에게 글을 배워야 가문을 보전하고, 세상일을 알며, 일신이 빛날 것이니, 10년을 서로 상면치 않고 공부하여 출세하겠다는 약속의 수기(手記)를 받는다. 그리고 다음날 남편에게 노비와 의복을 마련해준다.
서울에 올라온 박수자는 구경차 북한산에 올라갔다가, 장안의 선비들이 공부하고 있는 사찰을 발견한다. 주지에게 청하여 그 선비들과 같이 공부하여 10년을 채우고, 다시 3년을 더 공부한다. 박수자는 과거에 장원급제하고 한림학사가 된다.
왕은 박한림의 전후 사정을 듣고, 남편을 공부시켜 출세하게 한 최부인을 칭찬하여 정렬부인으로 책봉하고 박한림은 금산군수를 제수하여 금의환향하게 한다.
박군수는 금산으로 갈 때 아내의 마음을 시험해 보기 위하여 걸인 복장을 하고 집을 찾아 갔으나 최부인은 조금도 꺼리지 아니하고 걸인차림의 남편을 맞는다. 박군수는 그제야 사실을 실토한다.
이 작품은 우리 고전소설로서는 아주 독창적이다. 부모 없는 고아이자 일자무식한 남편을 공부시켜 출세하게 하는 내용을 가진 다른 고전소설로는 「신유복전(申遺腹傳)」이 있다.
무식한 남편을 공부시켜 출세하게 한다는 것은 「신유복전」과 같으나, 남녀 주인공들의 혼인과정이나 남편이 공부하는 과정은 다르다. 그러므로 두 작품의 작자가 어느 하나를 모방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작품은 여주인공의 남편을 위하는 거룩한 사랑의 정신과, 13년 만에 거지가 되어 돌아오는 남편을 추호도 꺼리지 않고 반갑게 맞이하는 한국적인 부부애를 잘 그려놓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