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율시 2수 중 두 번째 것으로, 그의 문집인 『척약재학음집(惕若齋學吟集)』 권하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은 돛단배가 빠르게 달려 나가니 마치 산기슭 언덕들이 저절로 옮겨지듯 한다고 하여 속도감을 흥기시키고 나서, 작자는 타향에 오면 자주 그 고을의 풍속을 묻고 좋은 곳을 찾아가 힘써 시를 짓곤 한다고 하였다.
타향이지만 때는 5월이라, 강호에 찾아가보니 더불어 놀 만한 사물이 하나도 없으나, 풍월이 함께 따라와 즐기노라 말한다. 이 작품은 작자가 대리(大理)에 귀양을 갔을 때 지은 것이므로 읽는 이로 하여금 창연해지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 구절에서 “가처(佳處)에서 힘써 시를 짓노라(强題詩).”라 하였듯이, 그의 귀양지에서의 고독함과 괴로운 심정을 간곡하게 시적 언어로 표출시켜 놓고 있다. 또 끝 구절에서 역시 “풍월만이 따라와 주네.”라 한 것에서도 그와 같은 고적감이 다시 제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