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문정공충절언행록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요약

『범문정공충절언행록』은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범중엄(范仲淹)·범순인(范純仁)·범성(范星)의 3대에 걸친 범씨 가문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범중엄은 송대(宋代)에 실존했던 인물로, 이 작품은 범중엄에 관한 역사적 사실에서 소재를 취해 이에 허구적 상상력을 더하여 창작된 작품이다. 송나라 신법당과 구법당의 대립 등 실재했던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면서, 범중엄이 암행어사로 활약하는 이야기 등 허구적 내용을 섞어 놨다.

목차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국문 필사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이 유일하다. 18, 19세기 사대부 사회에서 널리 향유되던 대하소설이다. 모두 31권인데 제1권이 낙질이다.

모리스 꾸랑(Courant, M.)의 『조선서지(朝鮮書誌)』와 스킬런드(Skillend, W. E.)의 『고대소설』 목록에 그 이름이 들어 있으며, 최남선(崔南善)의 글 「조선의 주1에서 ‘일반 서민의 가정에서보다 특히 상류 귀족 사회에 한하여 읽히던 다수한 대부 소설’로서 든 작품 목록에도 그 이름이 들어 있다.

한편, 사후당(師候堂) 윤백영(尹佰英)이 이전에 읽었던 기억을 토대로 그 내용을 서술한 재구본 권1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내용

전체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범중엄이 열 살 되던 해, 어머니가 개가한 사실을 알게 되자 어머니 심씨와 양아버지 주거인을 떠나 소주로 향한다. 학문에 정진한 지 다섯 해가 지나, 경사에 있는 고모 구씨 부인의 권유로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한다. 과거에 급제한 범중엄은 한림학사를 제수받고 왕 소저와 혼인한 뒤 좌부도어사에 제수된다.

개봉부에서 서유진이 억울한 옥사를 당하자 범중엄은 이를 천자께 상소하여 개봉부윤 채식을 논죄한다. 이에 채식 일당은 파출당하고 범중엄은 예부 상서에 제수된다. 그러나 채식이 유 태후를 통해 범중엄을 논핵하니, 천자는 범중엄을 광덕군사로 좌천시킨다. 범중엄은 벼슬을 버리고 소주로 돌아와 한자사 · 구한림 · 왕사직과 교유한다. 구 · 왕은 경사로 가고 범중엄은 상산으로 가 어머니 심씨를 소주로 모셔 온다. 어머니 심씨와 의붓동생 벽주는 범씨 가문에 떳떳지 못하다 하여 죄인처럼 지낸다. 천자가 다시 중엄을 부르지만 중엄은 사양한다. 왕 소저가 남녀 쌍둥이를 출산해 장자를 순인이라 하고, 딸을 순임이라 한다.

중엄은 진백양이라는 무인과 교유하게 되는데, 진백양은 범중엄을 자신의 사부 석 처사에게 안내한다. 중엄은 다시 출사하고, 심씨와 벽주는 상산으로 돌아간다. 왕 소저가 둘째 아들을 낳으매 이름을 순흥이라 한다. 천자는 정 처사의 덕을 기려 태부로 삼고, 진백양은 무과에 급제한다. 천자는 범중엄을 부자의 정으로 대하는데, 개봉부에 변괴가 있자 범중엄을 개봉부윤에 제수한다. 범중엄이 제를 지내고 시를 읊으니 변괴가 사라진다. 이에 개봉부 백성들은 범중엄의 생사당을 지어 놓고 모신다. 천자는 다시 범중엄을 동평장사 좌추밀원에 제수한다.

이때, 걸안국과 서융 · 북한이 함께 반란을 일으키자 범중엄이 순인과 함께 출정하여 평정한다. 왕 소저는 다시 아들을 낳는다. 순인은 과거에 급제해 학사에 제수되고, 조정 중신 조세창의 딸과 혼인한다. 순임은 구양영숙의 둘째 아들과 혼인한다. 인종 황제가 승하하고, 범중엄의 어머니 심씨도 세상을 떠난다. 순인은 아들 쌍둥이를 낳아, 첫째는 성이라 하고 둘째는 진이라 한다. 사마온공은 성으로, 동파공은 진으로 혼약한다. 석후와 진복야도 각기 그 딸을 순흥과 순필의 짝으로 청혼한다. 순흥 · 순필은 과거에 급제하여 각각 춘방학사 · 홍문수찬에 오른다.

이때, 왕안석 · 여혜경의 무리가 당을 지어 천자께 아첨하니 조정은 간신의 무리로 가득차고, 동파공과 영빈공은 상소하다가 유배를 당한다. 남만왕 목탈해가 반하자 왕안석 무리는 순인을 교유상사로 천거하여 조정을 떠나게 한다. 순흥 · 순필은 벼슬을 버리고 떠난다. 범중엄은 경사로 올라와 왕안석 · 여혜경을 탄핵하다가 쫓겨나 소주로 내려간다. 순인은 남해왕의 셋째 아들을 만나 상량문을 지어주고 진귀한 명주(明珠)를 받는다. 남만왕은 순인을 옥에 가두고 굶기는데, 꿈을 통해 그가 대귀인임을 알고 풀어 준다. 순인은 남만 세자를 볼모로 하여 환국한다.

영종 황제가 임종을 당해 왕안석 무리를 내친다. 이어 신종 황제는 범중엄과 순인을 인견한다. 순흥 · 순필은 신종의 부름을 사양하고 구의산으로 떠난다. 순인의 첫째 아들 성은 과거에 급제, 둘째 아들 진은 버금으로 합격한다. 성은 사마온공의 딸과, 진은 동파공의 손녀와 혼인한다. 순흥의 첫째 아들 현은 강철공의 손녀와, 순필의 첫째 아들 준은 영빈공의 손녀와 혼인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출사한다. 범중엄과 왕 소저는 범부의 사람이 다 모인 자리에서 교훈을 내린 후 세상을 떠난다.

천자는 중엄에게 시호를 내려 문정공이라 한다. 순인은 삼상을 마치고 소주에 머문다. 왕안석 · 여혜경이 다시 국사를 어지럽히자 성 · 진은 천자에게 고하여 소주로 내려온다. 범부의 사람은 안빈낙도의 생활을 한다.

[의의 및 평가]

이 작품은 송대를 배경으로, 실존했던 명신 범중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범중엄은 혁혁한 공을 세운 명신이지만, 주2의 자식이라 조선에서라면 과장에 들지 못했을 인물이다. 이 작품은 문제적 인물을 내세워 그 공로를 제시하기 때문에, 독자는 개가녀의 자식에게 환로를 제한하던 조선의 현실을 반추하며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작가가 조선 사회를 비판할 수단으로 소설을 선택하고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제시한 점에서 역사, 교양, 사회 비판, 흥미 등 당시 소설의 사회적 기능을 아우른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범문정충절언행록』(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논문

이경희, 「범문정충절언행록 연구」(경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3)
장효현, 「장편 가문소설의 성립과 존재양태」(『정신문화연구』 44, 한국학중앙연구원, 1990)
최수현, 「범문정충절언행록』의 유모(乳母) ‘열엽' 연구」(『인문사회과학연구』 17,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2016)
홍현성, 「<범문정충절언행록> 연구」(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3)
홍현성, 「『범문정충절언행록(范文正忠節言行錄)』 재구본에 대하여」(『정신문화연구』 36-3, 한국학중앙연구원, 2013)
주석
주1

『육당 최남선 전집』 권9.

주2

사별이나 이혼 등을 이유로 두 번 이상 결혼한 여성.

관련 미디어 (2)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