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국문필사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조선 효종조 갑오년에 청나라가 오랑캐를 치는 데 실패하자 조선에 칙사를 보내어 출병을 요청한다. 이에 조선에서는 포수 500인을 불러 모으고 변급(邊笈)으로 영장을 삼아 출전하게 한다. 아군은 북경에 가서 청군과 합병하여 치다가 사상(死傷)하고 30인만이 살아 돌아온다.
유년에 청나라가 또 원병을 요청해 오자, 조선은 육진군사 5,000인을 징발하고 신유(申劉)를 장수로 배시황을 비장으로 삼아 출병하게 한다. 배시황은 길주·명천 등 아홉 군현을 순행하여 정병 5000인을 모집하여 신유와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발행한다. 일행은 영고탑(寧古塔)에서 청군과 합류하여 노군(露軍)이 주둔하고 있는 흑룡강에 도착한다.
청·노 양군의 교전에서 청군이 연일 패하자, 이에 배시황은 신유를 통하여 청나라 원수에게 화공법을 쓰도록 권유한다. 그 화공법은 불화살을 적선에 발사하여 폭파시키는 전법이다. 청나라 원수는 신유의 권고를 듣지 않고 적을 공격하다가 또 패하고 만다. 청나라 원수는 할 수 없이 신유에게 화공법을 쓰게 한다.
신유의 명을 받은 배시황은 큰 불화살을 만들어 적선에 접근하여 적선의 대부분을 불태워 침몰시킨다. 배시황 일행은 한 사람의 전사도 없이 무사히 회군한다. 배시황 화공책의 성공에 힘입어 청군은 남은 적을 무찌르고 승리를 거둔다. 일행은 아군의 전사한 군졸들을 장사지내고 귀환한다.
이 작품은 효종조의 나선정벌(羅禪征伐)을 제재로 한 역사소설이다. 작품의 내용처럼 실제로 나선정벌은 두 차례에 걸쳐 행하여졌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는 제1차의 나선정벌에서 아군이 패배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은 아군이 승리를 거두었다. 또 출병한 인원수도 사실보다 과장된 숫자로 나타나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배시황은 실제 인물로, 신유의 부장으로 출전하여 화공법으로 적선을 섬멸하고 아군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와 같이,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아주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戰記)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허구성이라든가 과장법을 쓰고 있다는 점으로 고려할 때, 순수한 전기라고 보기는 힘들고 소설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이 작품을 역사소설로서 볼 때, 작자의 독창적인 플롯이 결여되어 있고, 소설로서는 묘사가 너무 빈약하고, 역사적 사실 이상의 주제를 찾을 수 없다는 미흡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요컨대, 이 작품은 소설적인 가치보다는 효종 때 나선정벌의 전황을 역사적인 사실에 입각하여 표현해 놓았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보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당시의 정벌을 어떤 한문의 문헌보다도 국문으로 상세하게 표현하였다는 점에 이 작품의 존재 가치가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