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전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에, 창작된 작자 미상의 한문소설.
이칭
이칭
김영철유사, 김철전, 김영텰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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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김영철전(金英哲傳)」은 조선 후기에 창작된 작자 미상의 한문소설이다. 심하(深河) 전투에서 후금(後金)의 포로가 된 김영철이 명나라로 탈출한 뒤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고, 이후 전쟁터에서 이국의 아들 등을 만나게 되는 인생 역정을 그렸다. 현재 5종의 한문본과 2종의 국문본이 전하고 있다.

정의
조선 후기에, 창작된 작자 미상의 한문소설.
저자

「김영철전」은 작자 및 창작 연대 미상의 소설이다. 다만 박재연 소장본과 조원경 소장본의 말미에 김응원(金應元)이 자모산성(慈母山城)을 찾아가 김영철로부터 과거사를 듣는 내용이 있는데, 조원경 소장본에는 김응원이 기록한 것을 가다듬었다는 서술이 있다. 따라서 김응원은 「김영철전」의 원작자일 가능성이 있으나 현전하는 이본은 그의 저작이 아니다. 「김영철전」의 원작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그 창작 시기는 17세기 말로 추정할 수 있다.

구성 및 형식

「김영철전」은 전계 소설(傳系小說)로 원작은 한문본이고 국문본은 한문본의 번역이다. 홍세태(洪世泰)의 문집 『유하집(柳下集)』에 실린 「김영철전」은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인데, 그의 시 「독김영철유사(讀金英哲遺事)」에서 「김영철유사」를 보고 입전(立傳)하였다고 적었다. 따라서 「김영철유사」가 「김영철전」 원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김영철유사」는 현재 전하지 않으므로 이것이 소설이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동양문고본 『삽교집(霅橋集)』에 실린 안석경(安錫儆)의 「김영철전」은 홍세태본을 보고 개작한 것이다. 박재연 소장 한문필사본 「김영철전」은 현전하는 이본 중 가장 긴 분량에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한자어 표기로 보아 국문본을 다시 한문으로 번역한 이본으로 보인다. 조원경 소장 한문 필사본 「김영철전」은 원본 계열의 이본이기는 하나 기존 작품을 윤색한 것이다. 성해응(成海應)『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에 실린 「노인김영철최척(魯認金永哲崔陟)」은 「김영철전」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단국대학교 나손문고 소장 국문필사본 「김철전」은 주인공이 ‘김텰’로 되어 있으며 가도(椵島) 공략 장면 이전의 내용이 낙장(落張)인 이본이다. 서인석 소장 국문 필사본 「김영철전」은 김영철이 조선으로 돌아와 결혼하는 장면까지 남아 있는 주1이다.

내용

「김영철전」은 이본에 따라 그 내용의 출입이 있으므로, 가장 널리 알려진 홍세태본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본다.

평안도 영유(永柔) 사람 김영철은 1618년 19세의 나이에 명(明)의 파병 요청으로 후금(後金)과의 전쟁에 종군하였다가, 1619년 심하 전투에서 조명(朝明) 연합군이 패배하자 포로로 잡혔다. 이때 함께 사로잡힌 항왜(降倭)들의 탈출 계획이 누설되었으므로 김영철은 죽을 위기에 몰렸는데, 후금 장수 아라나(阿羅那)가 김영철의 모습이 전사한 아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노주(虜主)에게 노예로 삼기를 청하였다. 이에 김영철은 명나라 등주(登州) 사람 전유년(田有年) 등 5명과 함께 아라나에게 예속되었다. 이후 김영철은 두 번이나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양쪽 발뒤꿈치를 잘렸는데, 아라나는 그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제수(弟嫂)를 아내로 주었고, 김영철은 득북(得北)·득건(得建) 두 아들을 두었다. 1625년 5월에 아라나는 김영철에게 건주에서 말을 기르게 하면서 전유년 등을 감시하도록 했는데, 이때 김영철은 전유년 등과 탈출하여 영원(寧遠)으로 갔고, 이어 명나라 조정의 명에 따라 등주로 가서 전유년과 함께 살았다. 후금에서 탈출하기 전에 전유년은 여동생을 아내로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으므로, 김영철은 전유년의 여동생과 결혼하여 득달(得達)·득길(得吉) 두 아들을 낳았다. 1630년 10월에 조선의 사행선이 등주에 도착하였다. 김영철은 고향 사람인 뱃사공 이연생(李連生)으로부터 집안이 몰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듬해 봄에 귀국하는 사행선에 몰래 숨어 들어가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김영철은 이군수(李群秀)의 딸과 다시 결혼했다. 1636년에 이연생이 다시 사행선을 타고 중국에 갔다. 이때 김영철의 아내와 전유년이 찾아와 김영철의 소식을 묻자, 이연생은 사실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그해 겨울, 청(淸)이 가도(椵島)를 공격하기 위해 영유현에 주둔하였는데, 김영철은 영유현령과 함께 청나라 진영에 갔다가 아라나의 조카를 만나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현령이 그에게 물건을 주어 무마하였다. 김영철은 1640년에 청나라가 개주를 칠 때 임경업(林慶業)의 휘하에 통역관으로 출전하였다가 전유년을 만나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또 1641년 청나라의 요청으로 파병했을 때에는 유림(柳琳)의 휘하에서 종군하였는데, 그때 아라나를 만나 곤경에 처했으나 유림이 세남초(細南草)를 주2로 주었으므로 위기를 모면하였다. 김영철은 군중에 있던 아들 득북과도 만났으며, 청나라 임금으로부터 비단과 말을 받았다. 이후 김영철은 그간 진 빚을 갚느라 재산을 탕진하여 친척에게 의지해 살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1658년에 조정에서는 자모산성을 수축하고 주3을 모집하여 부역을 면제하였는데, 김영철은 의상(宜尙)·득상(得尙)·득발(得發)·기발(起發) 네 아들과 함께 자모산성으로 들어가 살다가 84세에 삶을 마쳤다.

특징

「김영철전」은 여러 종의 이본이 전하는데, 원작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현전하는 「김영철전」 이본들은 그 줄거리는 같지만 모두 일정한 개작을 가한 것들로, 그 지향이 상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홍세태본은 그 양식상 소설이라기보다는 ‘전(傳)’이라 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는 김영철의 기구한 삶에 정서적으로 동화된 홍세태의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안석경본은 홍세태본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개작본이다. 박재연 소장본은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국에서 편히 살고 싶었던 김영철의 심리가 드러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조원경 소장본은 기존 작품을 윤색한 것이다. 국문본인 단국대 소장본과 서인석 소장본의 경우, 국문소설의 서사 문법이 개입되면서 여성 인물과 관련된 서술이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의의 및 평가

「김영철전」의 주인공 김영철이 실존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설사 실존 인물이라 하더라도 그가 작품에 그려진 그대로의 삶을 살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영철전」은 명청(明淸) 교체기라는 혼란한 시대를 살았던 당대 민중의 고난을 김영철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김영철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김영철이 이국에서 처자(妻子)를 두었다는 사실에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결국 조선으로 돌아오지 않고 타국에서 눌러앉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안석경은 이를 문제시하기도 했다. 김영철은 명청 교체기의 온갖 전투에 참여하였으나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없었고, 오히려 전쟁터에서 진 빚으로 인해 집안이 몰락하여 결국 자모산성의 수졸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김영철전」에서는 김영철이 후금과 명나라에서 풍요로운 삶을 산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후금에 포로로 잡혔던 당대 조선인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김영철전」은 김영철이 과거사를 김응원에게 들려주었다는 형식으로 마무리되는바, 당시 조선의 피폐한 현실 속에 있었던 김영철의 삶이 이국을 풍요의 땅으로 회고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당대 조선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다름없는 것이다.

참고문헌

원전

「김영철전(金英哲傳)」(박재연 소장본, 조원경 소장본, 서인석 소장본, 단국대학교 소장본)
『삽교집(霅橋集)』
『연경재전집(硏經齋全集)』
『유하집(柳下集)』

논문

권혁래, 「나손본 김철전의 사실성과 여성적 시각의 면모: 김영철전과 대비하여」(『고전문학연구』 15, 한국고전문학회, 1999)
박재연, 양승민, 「원작 계열 김영철전의 발견과 그 자료적 가치」(『고소설연구』 18, 한국고소설학회, 2004)
박희병, 「17세기 동아시아의 전란과 민중의 삶: 김영철전의 분석」(『한국근대문학사의 쟁점』, 창작과비평사, 1990)
서인석, 「국문본 김영텰뎐의 이본적 위상과 특징」(『국어국문학』 157, 국어국문학회, 2011)
송하준, 「새로 발견된 한문필사본 김영철전의 자료적 가치」(『고소설연구』 35, 한국고소설학회, 2013)
엄태식, 「김영철전의 서사적 특징과 서술 시각」(『한국고전연구』 24, 한국고전연구학회, 2011)
윤지훈, 「삽교 안석경의 기록정신과 김영철전」(『동방한문학』 39, 동방한문학회, 2009)
이복규, 「임경업전 연구」(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2)
이승수, 「김영철전의 갈래와 독법: 홍세태의 작품을 중심으로」(『정신문화연구』 107, 한국학중앙연구원, 2007)
주석
주1

한 질을 이루는 책에 몇몇 권이 빠지고 없어 권수가 갖추어지지 아니한 책. 우리말샘

주2

속죄하기 위하여 내는 물건. 우리말샘

주3

수비하는 병졸.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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