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몽집』은 조선 후기에 필사된 한문 소설집이다. 기존에는 제1면의 첫째 줄에 ‘약거기개시천계육(略擧其槩時天啓六)’이라는 말이 있고, 둘째 줄에 ‘주생전(周生傳)’이라는 제목이 쓰여 있으므로, 천계 6년, 곧 1626년을 이 소설집의 필사 연도로 본 김춘택의 견해를 따라, 이 작품을 17세기 초에 필사된 한문 소설집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다가 『화몽집』 실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된 이후 ‘약거기개시천계육(略擧其槩時天啓六)’의 ‘육(六)’이 ‘원(元)’이며, 이는 『화몽집』의 필사 연도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조위한(趙緯韓)이 지은 「최척전」의 마지막 문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화몽집』은 17세기에 필사된 소설집이 아니며, 필사 연대는 미상이다.
『화몽집』은 표지에 ‘화몽집(花夢集)’이라는 표제와 함께 ‘주생(周生)’ · ‘운영(雲英)’ · ‘영영(英英)’ · ‘동선(洞仙)’ · ‘달천(達川)’ · ‘원생(元生)’ · ‘영회(靈會)’ · ‘강로(姜虜)’라는 여덟 작품의 제목이 적혀 있는데, 수록 작품인 「피생명몽록」이 누락되었고, 원래 앞부분에 있었던 「최척전」 역시 누락되었다. 따라서 『화몽집』 표지는 개장(改裝)된 것이며, ‘화몽집’이라는 명칭 역시 개장하면서 붙인 것일 수 있다.
『화몽집』에는 10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최척전」은 조위한이 지은 소설로, 마지막 한 줄만 남아 있다. 「주생전」 · 「운영전」 · 「영영전(英英傳)」 · 「동선전」은 모두 17세기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애정 전기소설(愛情 傳奇小說)이다. 「주생전」은 권필(權韠)의 작이고, 「영영전」은 ‘상사동기(相思洞記)’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이며, 「동선전」은 「동선기(洞仙記)」의 이본이다. 「몽유달천록」 · 「원생몽유록」 · 「피생명몽록」 · 「금화영회」는 몽유록(夢遊錄)이다. 「몽유달천록」은 윤계선(尹繼善)의 작으로 ‘달천몽유록’이 일반적인 명칭이고, 「원생몽유록」은 임제(林悌)가 지은 것이다. 「피생명몽록」은 작자 미상의 작품으로 앞부분 5줄만 남아 있다. 「금화영회」는 「금화사몽유록(金華寺夢遊錄)」의 이본으로, 앞부분 몇 줄이 누락되어 그 제목을 알 수 없는데 작품 윗부분에 ‘금화영회(金華灵會)’라고 쓰여 있다. 마지막 작품인 「강로전」은 권칙(權侙)이 지은 것이다.
『화몽집』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 소장되어 있으므로 자료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17세기에 필사된 소설집으로 잘못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화몽집』은 조선 후기에 필사된 수많은 한문 소설집 중 하나일 뿐이며, 그 필사 시기 역시 알 수 없다. 『화몽집』의 필사 연대는 수록 작품들이 각기 이본으로서 가지는 위상이 소상히 드러난 뒤에야 논의할 수 있는바, 이 문제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