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의한 것이므로 나라와 민족마다 그 형상과 상징이 다른데, 서양에서는 새날개[鳥翼]를 단 아이로 나타내어 천사(天使, eros, cupid, angel)라 부른다.
서기전 3000년경의 메소포타미아 인장(印章)과 서기전 1400년경의 이집트 라상에서 벌써 보이고 있으며, 고대 아시리아와 로마에서 성행하게 되었다.
동양에서는 인도 브라만시대부터 나타나는데, 불교에서는 이를 비천(飛天, 樂天 : apsara)이라 하여 항상 음악을 연주하고 꽃을 뿌리며 하늘을 떠도는 천인(天人)으로, 1세기 전후부터 널리 조형화되고 있다.
4, 5세기의 바미얀 석굴사원 석조상(石彫像)과 돈황 석굴사원의 벽화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와 중국 육조시대(六朝時代)의 화상석(畫像石)·화상전(畫像塼)에 나타나는 비천무늬들은 서방에서 페르시아를 거쳐 들어온 날개 달린 상과 인도상의 영향을 모두 받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부터 영향을 받아 고구려 고분벽화와 백제 무령왕릉의 왕비 두침(頭枕) 등에 비천무늬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통일신라 8세기 이후부터는 매우 사실적이고 화려하며 세련된 양식적 특징을 지니게 되었다. 특히, 범종(梵鐘)에 새겨진 주악공양비천(奏樂供養飛天)무늬가 대표적인데, 상원사종(上院寺鐘, 725년)·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 771년)과 실상사종(實相寺鐘) 등에서 가장 전형적인 양식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막새기와에서는 좌우대칭 형식으로 많이 나타나며, 감은사탑(感恩寺塔)과 불국사석가삼층탑 사리기의 비천과 안압지에서 나온 금동비천, 그리고 승탑(僧塔, 浮屠)에 새겨진 비천무늬 등에서도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통일신라의 비천무늬는 고려·조선의 범종·승탑·단청 등을 비롯하여 각종 공예에까지 시대적인 특징을 지니면서 두루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