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중기에 고조기(高兆基)가 지은 한시. 오언절구로 『동문선(東文選)』 권19에 실려 있다. 비 내리는 산장에서 밤을 지내면서 일 없는 산중의 정경을 읊은 작품이다. 고조기는 예종과 인종·의종 세 임금을 섬기면서 지절 있는 재상으로 이름 높았다.
시 또한 뜻이 강하고 힘차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히려 핍진(逼眞)한 육조시대의 자연시를 보는 것 같다. 동사의 사용을 최대한으로 억지(抑止)하고 있으면서도 전구의 매끄러운 율조 때문에 전편의 표정은 밝다. <산장야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젯밤 산장에 비내리더니
시냇물 소리 베갯머리 서쪽에서 들린다
새벽에 나와 뜨락 나무 바라보자니
자던 새 여태도 둥지를 못떠났네
(昨夜松堂雨 溪聲一枕西
平明看庭樹 宿鳥未離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