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5책. 필사본. 1786년(정조 10) 그의 동생 안석임(安錫任)에 의하여 편집, 간행되었다. 『삽교만록』 권두에 안석임의 서문이 있다. 이 책은 그의 문집인 『삽교집』과는 별도로 필기류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삽교만록』의 각 책은 금(金) · 목(木) · 수(水) · 화(火) · 토(土)의 오행명(五行名)으로 구분되어 있다. 첫 책(金)에 만록 1·2가 함께 들어 있어 전 6권으로 구성되었다. 이 안에는 모두 340여항의 다양한 글이 수록되어 있다. 1770년(영조 46)부터 1773년까지 주로 만년에 기록한 것들이다.
『삽교만록』의 각 항은 ○표나 한칸 높이 시작하여 다른 항과 구별하고 있다. 대체로 비슷한 유의 글은 한 곳에 모아놓고 있다. 이것은 그 내용이 광범위하고 다양하여 일괄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 대략의 내용은 ① 시국에 관한 견해, ② 사물에 대한 느낌, ③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 ④ 어떤 인물의 행적, ⑤ 일상적인 대화, ⑥ 학문적인 견해, ⑦ 기행한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삽교만록』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과거와 현재를 냉철히 관찰, 비판하고, 각양의 사회상 · 인간상을 제시하며, 흥미로운 활동과 생각이 그려져 있다. 그래서 다른 어떤 기록이나 문집에서 볼 수 없는 풍부함과 생동감이 가득차 있다.
『삽교만록』에는 한문단편(漢文短篇)에 해당하는 것이 양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그의 비판적인 현실인식이 서민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그들의 활달한 분위기를 통하여 한문단편으로 나타난 것이다. 즉, 비판적인 의식이 시대를 예민하게 반영하는 소설적인 구체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한문단편의 초기작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