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필사본. 이본으로 「상씨충효록(尙氏忠孝錄)」이 있는데, 현재 전해지는 것은 결미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명나라 때 재상 상보는 소인배들이 모함하여 귀양을 가게 되었는데, 귀양을 가 있는 동안에, 부인이 태몽을 꾸고 아들 운을 낳는다.
상보는 간신들의 득세로 국가의 기강이 날로 문란해지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상경하여 소를 올린다. 그러나 도리어 간신의 농간으로 하옥된다. 이 때 가달이 침범하니 간신들은 상보를 초국에 사신으로 보내고 가는 길에 죽이고자 한다. 상보는 다행히 그 위기를 모면하고 초국으로 가지만 그곳에서 갇혀 지낸다.
고국에 남아 있던 부인과 아들 상운은 어렵게 생활하던 중, 회번의 도둑이 침입하여 가족이 흩어진다. 부인은 여종 춘향과 함께 천축산 금산사로 피신한다. 상운은 여종 옥랑과 함께 적군에게 잡혀가던 중, 노인의 도움으로 구조되어 강선암 일광대사의 제자가 된다.
상운은 일광대사로부터 무술을 배우고, 옥랑은 품팔이를 하여 생계를 이어 나간다. 몇 해가 지나서 상운은 보신갑과 말을 얻어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 일광대사는 상운에게 무창 태부상서의 딸 부용을 소개하며 그녀와 혼인할 것을 권한다. 상운이 태부상서의 집에 이르니 승상 탄구가 부용을 납치하여 며느리로 삼고자 한다.
상운이 대신 여복으로 변장하여 탄구의 집으로 납치되지만, 거기서 탄구의 딸 월애를 만나 남녀간의 인연을 맺고, 월애의 도움으로 도망쳐 나온다. 상운은 부용과 혼인하고, 과거에 합격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그 때 마침 토번의 난이 일어나니 상운이 자원하여 토벌군 대원수가 된다.
상보의 집에서 종으로 일하던 충남과 충손은 난리 통에 주인을 잃고 찾아 헤매다가 금산사에 있던 부인을 만난다. 이후 다시 초국으로 가 상보를 만나 몰래 구출할 기회를 엿본다. 상운은 토벌군을 지휘하여 토번의 장수 굴통을 죽이고 난을 평정한다.
그는 초국으로 가서 아버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금산사를 들러 어머니를 만나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다. 고국에서 상운은 부인과 함께 부모를 모시고, 충손·충남·춘향·옥랑 등 여러 종들과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낸다. 자기를 위기에서 구해 주었던 탄구의 딸 월애도 부실로 맞이하여 화목하게 지낸다.
이 작품은 상운이란 주인공을 전쟁의 영웅으로 내세운 군담소설(軍談小說)의 일종으로, 전쟁중에 일어날 수 있는 가족이산의 문제와, 사람들 사이의 인정담을 곁들이고 있다. 충신이 간신의 모함을 받아 고난을 당하는 것은 고전소설에 흔히 나타나는 상투적 수법이다. 그러나 간신의 딸이 부모의 뜻을 어기고 의로운 일에 가담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이 작품의 내용은 목판본 국문소설 「황운전」과 비슷하기 때문에 「황운전」의 이본이거나 「황운전」을 개작한 것으로 보인다. 「상운전」은 단국대학교 율곡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본)에 소장되어 있고, 「상씨충효록」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