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요량 ()

국악
작품
조선 전기에, 『시용향악보』에 유일하게 전하는 고취악으로 만들어진 신악(新樂)의 곡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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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생가요량」은 조선 전기에 『시용향악보』에 유일하게 전하는 고취악으로 만들어진 신악(新樂)의 곡명이다. 곡 내용은 왕의 만수무강을 비는 것이다. 가사는 『고려사악지』에 작자미상의 <환궁악>의 후단을 변형하고, 음악은 『시용향악보』의 1행 16정간인 정간보 총 32행 길이이다. 정간보 8행마다 가사 1구를 노래하는 불규칙한 시형으로 고취악이자 사악이다. 「생가요량」은 장구형이 세종 때의 신악인 「여민락」이나 <발상>, 「보태평」의 <계우(啓宇)>, 「정대업」의 <독경(篤敬)>과 같은 점에 의해 조선 전기 신악(新樂)으로 볼 수 있다.

정의
조선 전기에, 『시용향악보』에 유일하게 전하는 고취악으로 만들어진 신악(新樂)의 곡명.
구성 및 형식

「생가요량」은 『시용향악보』에 12번째에 수록된 악곡이다. 『시용향악보』는 연산군 재위 11년말에서 12년초 사이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악보이며, 여기에는 총 24곡이 수록되어 있다.

<표 1> 『시용향악보』 악곡 수록 순서와 「생가요량」의 수록 위치

1 2 3 4 5 6 7 8 9 10 11 12
납씨가 유림가 횡살문 사모곡 서경별곡 쌍화곡 나례가 정석가 청산별곡 유구곡 귀호곡 생가요량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상저가 풍입송 야심사 성황반 내당 대왕반 잡처용 삼성대왕 군마대왕 대국1,2,3 구천 별대왕

「생가요량」은 세조 때 만들어진 방식의 1행 16정간보의 총보로 기록되어 있는데, 제1소행은 주5로 기보된 선율보, 제2소행은 한자로 표기된 장고보, 제3소행은 한자로 표기된 박보, 제4소행은 가사보이다. 제목의 아래에는 주1’가 작게 덧붙여져 있다.

「생가요량」은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사설과 악보가 전한다. 가사의 내용은 왕의 만수무강을 비는 것으로서, 『고려사』 주3에 전하는 작자 미상의 「환궁악(還宮樂)」의 전단 미전사(尾前詞)를 제외하고 후단의 미후사(尾後詞)를 변형한 것이다. 즉, 「환궁악」의 미후사는 “옥전계전배연회(玉殿階前排筵會), 금소추일도신선(今宵秋日到神仙), 생가요량정옥정(笙歌寥亮呈玉庭), 위보성수만년(爲報聖壽萬年)”이며, 「생가요량」의 가사는 “생가요량정옥정(笙歌寥亮呈玉庭), 위보성수만년만만수(爲報聖壽萬年萬萬壽), 옥전계전배정회(玉殿階前排庭會), 금소추일도신선(今宵秋日到神仙)”으로서 「생가요량」은 「환궁악」 미후사의 1, 2구와 3, 4구의 순서를 바꾸고, 바꾼 제2구에 ‘만만수’라는 석 자를 더 추가한 것이다.

<표 2> 『고려사악지』의 「환궁악」과 『시용향악보』의 「생가요량」의 사설 구조

환궁악생가요량
전단 1 희하아황(喜賀我皇)전단생략
 2  유감봉래(有感蓬萊)
 3  진강신선도(盡降神仙到)
 4  승란가학어루전(乘鸞駕鶴御樓前)
 5  래헌장수선단(來獻長壽仙丹)
후단  1 옥전계전배연회(玉殿階前排筵會)후단 1 생가요량정옥정(笙歌寥亮呈玉庭)
 2  금소추일도신선(今宵秋日到神仙) 2  위보성수만만년(爲報聖壽萬年萬萬壽)
 3  생가요량정옥정(笙歌寥亮呈玉庭) 3  옥전계전배연회(玉殿階前排筵會)
 4  위보성수만년(爲報聖壽萬年) 4  금소추일도신선(今宵秋日到神仙)

「생가요량」의 가사는 “생황과 노래가 적막을 밝히며 옥으로 장식된 뜰에 올려지고, 성수만년 만만수를 알리고자, 옥궁전의 계단 앞 뜰에 배열하니, 오늘 초저녁 가을날에 신선에 닫겠구나”로 궁중에서 왕이 참석한 연회에서 연주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내용

「생가요량」의 음악은 『시용향악보』의 1행 16정간인 정간보 총 32행 길이로 되어 있다. 정간보 8행마다 가사 1구를 노래하는데, 대체로 매 1행마다 1자씩 부르고, 가사 자수가 8자보다 적은 제 1, 3, 4구는 끝행에 가사를 붙이지 않는다. 가사가 8자보다 많은 제2구는 예외로, 정간보 한 행에 가사 ‘만만(萬萬)’의 두 자를 부른다. 이와 같이 각 구의 음악의 길이는 동일한데 가사의 자수는 불규칙하게 배치되는 것이 송사악의 특징이다. 송사악은 당나라 때의 고취악(鼓吹樂)이 대부분 사라지게 됨에 따라 주6 때 새롭게 교방에서 고취악을 만들면서 생겨난 형식의 음악을 말한다. 송나라 시대 고취악의 창작시에는 새로운 선율을 만들고 거기에 가사를 끼워 넣는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음악의 길이는 일정하지만, 그에 배치되는 가사의 자수는 다양했다. 송의 고취악과 사악은 같은 음악을 다른 이름으로 부른 것이다. 따라서 「생가요량」은 송의 고취악, 즉 사악과 그 형식면에서는 같다.

그러나 「생가요량」이 이처럼 송의 고취악의 특징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중국 음악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밝혀진 바 없다. 실제로 「생가요량」의 뿌리가 되는 「환궁악」은 중국 문헌에는 기록이 없고 우리나라의 『고려사악지』에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가요량」은 송나라 고취악의 특징인 4행마다 규칙적으로 박이 들어가고, 장구점은 1행마다 2점씩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고취악의 장고형에 향악의 5음계 평조 주4으로 된 점에서는 조선 초 신악(新樂)인 「보태평」의 <계우(啓宇)>, 「정대업」의 <독경(篤敬)>과 더 유사하다. 따라서 「생가요량」은 조선 초 신악을 만들던 방식으로 송의 고취악 형식에 새로 가사를 지어 붙이고, 향악의 요소를 더하여 만든 조선 전기에 약식화된 고취악곡이자 사악이며, 신악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의의 및 평가

『시용향악보』의 「생가요량」은 조선 전기 세종이 고취악으로 만든 신악의 체제로 된 음악이지만, 보다 길이도 짧아지고 향악화된 형태의 악곡이다. 세종이 신악을 만든 이후 이 방식대로 연산군 때 새로운 고취악곡이 나타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유일한 악곡이다.

참고문헌

원전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국립국악원, 1987)

단행본

문숙희, 『時用鄕樂譜복원악보집』 (학고방, 2012)
王国维, 『宋元戏曲史』 (上海: 华东师范大学出版社, 1995)

논문

문숙희, 「정간보의 시가 해석 재고」 (『한국음악연구』 45, 한국국악학회, 2009)
문숙희, 「기본박 찾기를 통한 정간보의 리듬 해석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45, 한국음악사학회, 2010)
윤아영, 「『시용향악보』 <생가요량(笙歌蓼亮)>의 음악 계통과 용도 및 수록배경」 (『공연문화연구』 47, 한국공연문화학회, 2023)
이혜구, 「생가요량(笙歌寥亮)과 고취악(鼓吹樂)」 (『한국음악연구』, 국민음악연구회, 1957)
이혜구, 「생가요량(笙歌寥亮)」 (『한국음악논집』, 세광음악출판사, 1985)

기타 자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환궁악」 (『한국고전용어사전』, 2001)
주석
주1

국악에서 쓰는 속악 음계의 하나. 중국 음악의 치조와 양악의 장조에 가까운 낮은 음조이다. 우리말샘

주3

음악에 관한 사실을 적은 기록. 또는 그런 책. 우리말샘

주4

음계를 음정 관계ㆍ으뜸음의 위치ㆍ음역 등에 따라 세분한 음의 순열. 또는 그런 개념. 음계, 조(調)와 종종 혼동되어 쓰이지만, 선법은 선율의 움직임에서 유래하는 여러 음의 기능ㆍ중심음ㆍ음정 배열ㆍ음역ㆍ선법 사이의 관계 따위를 포함한 개념으로,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교회 선법을 가리킨다. 우리말샘

주5

조선 시대에, 세조가 만든 국악의 기보법. 세종이 만든 정간보를 1행 32정간에서 1행 16정간으로 고치고 율명(律名) 대신 궁(宮)을 기본음으로 하여, 그 위와 아래의 오음(五音)을 한자의 획 따위를 일부 생략하여 간략하게 적는 합리적인 악보로, 오음 음계인 향악을 기보하는 데 편리하다. 우리말샘

주6

중국 주나라 때에, 무왕이 은나라 주왕의 서형(庶兄) 미자계(微子啓)에게 은나라 유민을 통치하게 하기 위하여 세운 나라. 상구에 도읍을 정하고 춘추 시대의 12제후의 하나가 되었으나, 기원전 286년에 제, 위, 초의 세 나라에 멸망하였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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