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왕」은 『시용향악보』에 전하는 향악곡의 이름이다. 『시용향악보』 20번째에 수록된 곡으로 삼성대왕에게 역병과 재난을 의미하는 장난(瘴難)을 좇아 달라고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대왕」에서 부르는 대상인 삼성대왕은 성황신 등으로 추정되었으나, 앞의 태종대왕을 부르는 「잡처용」에 이어지는 곡으로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을 지켜주는 삼성의 신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삼성대왕」의 음악은 평조 선법에 여음을 포함해 16정간보 12행 길이로 되어 있다.
「삼성대왕」은 다른 악보에는 보이지 않는 곡으로 『시용향악보』에만 전한다.
「삼성대왕」은 평조(平調) 주2과 16정간보 12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정간에 해당하는 여음(餘音)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대왕」의 사설(辭說)은 다음과 같다.
「삼성대왕」
장(瘴) ᄀᆞᅀᆞ실가 삼성대왕
일ᄋᆞᅀᆞ 실가 삼성대왕
장이라 난(難)이라 쇼셰란ᄃᆡ
장난(瘴難)을 져차쇼셔.
다롱다리 삼성대왕
다롱다리 삼성대왕 녜라와 괴쇼셔 (여음)
가사 내용이 주3과 재난을 없애달라고 삼성대왕에게 기원하는 것으로 보아, 기은(祈恩)과 주5의 기능을 가진 노래임을 알 수 있다. 이 노래의 중심 수사는 돈호법(頓呼法)으로 되어 있어, 주6임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노래에서 불리는 삼성대왕을 주7으로 보고 민간신앙(民間信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궁중 의식, 즉 나례(儺禮) 때 불린 노래로 당시 궁중 내 연말 의식에서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더욱 합당하다. 특히 『시용향악보』가 1505년(연산군 11) 11월 이후에 나례를 위해 만들어진 악보로 주1 여기에 수록된 악곡들도 모두 의식과 관계된 것이며, 「삼성대왕」 또한 20번째에 수록된 노래로 나례의 후반 의식에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특히 성종 이후 나례 의식은 일반적으로 관나, 관화, 주8, 관처용의 순서로 진행되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 노래는 관처용의 의식에서 불린 것으로 더욱 좁혀진다.
여기서 부르고 있는 삼성대왕의 실체에 관해서는 구월산(九月山) 삼성사(三聖祠)에서 주9 환인(桓因) · 환웅(桓雄) · 단군천왕(檀君天王)의 주10을, 혹은 주11에서 제향하는 무당의 주12인 주13 · 주14 · 주15을, 혹은 도가(道家)에서 모시는 주16 · 주17 · 부우제군(孚佑帝君)의 삼위(三位)를 가리키는 것 등으로 추정되었으나 확실치 않았다. 그런데 관찬악보(官撰樂譜)에 수록된 경위 등에 의해 「삼성대왕」은 국가적 차원에서 왕실과 궁성의 지키는 수호신으로 보고 대왕으로 호명하는 것에 주목해 보면, 삼성대왕은 단순히 마을의 주18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의 삼성을 수호하고 역병을 쫓아 주는 국가 단위의 신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삼성대왕」은 타 악보에는 보이지 않는 희소한 노래이며, 조선시대 궁중 나례 의식에서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시용향악보』라는 관찬악보에 수록되어 현재까지 전승되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