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중기에 김인경(金仁鏡)이 지은 한시. 오언절구로 대관전 보좌 뒤 가리개에 그려진 무일도 위에 씌어졌던 작품이다. 약칭 ‘서보좌후장상(書黼座後障上)’으로도 알려져 있다.‘무일(無逸)’이란 안일에 흐르지 않아야 함을 뜻하며, 이는 임금을 경계한 말이다.
최자(崔滋)가 그를 평하여 “글을 쓸 때는 반드시 청신하게 쓰려고 하였으므로, 한편이 나올 때마다 세상을 놀라게 했다(凡使字必欲淸新, 故每出一篇動驚時俗).”라고 한 것으로 보아 ‘청신’이 그의 시의 특징이라 하겠다. 칠언절구인 「내직(內直)」과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명편이다. 원시는 다음과 같다.
정원의 꽃들은 비단보다 붉고,
대궐의 버들은 실날보다 푸르네,
목구멍과 혀는 온갖 기교 다 부리지만,
봄 꾀꼬리가 도리어 사람보바 뛰어나도다.
(園花紅錦繡 宮柳碧絲綸
喉舌千般巧 春鸚却勝人).
‘금수(錦繡)’와 ‘사륜(絲綸)’은 임금을 상징하는 것이며, ‘후설(喉舌)’은 후설지지(喉舌之地)를 지칭한 것으로, 승정원을 경계하는 우의(寓意)가 담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