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월인석보(月印釋譜)』에 실린 독립 작품이므로, 15세기에 언해되었다고 추정된다.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라나국왕과 제일부인이 기도하여 선우태자를 낳는다. 선우태자가 성장하여 민중의 어려운 생활을 부왕(父王)에게 호소하고 국고를 풀어 재물을 나누어준다.
국고가 탕진되어 조정대신들의 충고를 받고 보시(布施)를 중단한 다음, 선우태자는 용왕의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얻기 위하여 바다로 떠난다. 태자는 눈먼 도사의 지시대로 천신만고 끝에 용왕을 찾아가 후한 대접을 받고 여의보주를 얻어 온다.
그는 돌아오는 도중 보배섬에서 동생 악우를 만나 여의보주를 맡기고 피로하여 잠을 자다가, 악우에게 두 눈을 찔리고 여의보주를 빼앗긴다. 그는 눈이 멀어 고통과 굶주림으로 방황하다가 약혼녀의 나라 이사발국으로 찾아가 거지로 행세한다.
그는 인연을 따라 그 나라 왕녀와 만나 깊은 사랑에 빠져, 국왕의 푸대접을 무릅쓰고 부부가 된다. 부부가 사랑 다툼을 하고 서로 서원(誓願)을 나타내어, 그의 눈이 뜨이고 그가 그녀의 약혼자인 선우태자임이 밝혀진다.
그제야 그는 국빈·부마로 후한 대접를 받고 태자의 위엄에 맞게 차리고, 부부가 함께 귀국하여 온 나라의 환영을 받는다. 여의보주를 탈취하여 공을 세우고 대권을 잡으려던 악우가 죄상이 밝혀져 옥에 갇혔다.
이 때, 선우태자가 악우를 풀어 주라고 하고, 여의보주를 찾아서 자기를 기다리다 눈이 먼 부모를 치료한다. 태자는 여의보주의 영험을 빌려 일체 중생에게 모든 것을 마음껏 보시하고 태평극락을 누리게 한다.
이 작품은 고전소설의 전기적 유형에 속하는 영웅의 일대기이다. 불교경전에 근거를 둔 포교문학이기는 하지만, 불교의 냄새를 전혀 풍기지 않는 순수한 창작소설이다. 이 작품은 원래 『보은경(報恩經)』 악우품에 근원을 두고, 『석보상절(釋譜詳節)』·『월인석보』에 편입, 번안됨으로써 국문소설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15세기 국문소설의 시대를 열어놓는 데 주축이 되었고, 16세기를 거쳐 복잡한 과정을 겪으면서 변화, 발전하여 왔다. 그리하여 후대의 「적성의전」을 형성시키는 데 중심적 구실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