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회는 석가모니가 부다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대각(大覺)을 이룬 음력 12월 8일을 기념하여 행하는 의식이다. 불가에서는 이 부처의 성도일에 부처님오신날·열반일(涅槃日)을 더하여 3대명절이라 하고, 혹은 출가일을 합쳐서 4대명절이라고도 한다. 이 날은 부처님의 행업(行業)을 찬탄할 뿐 아니라 불도에 깊이 심취하여 정진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 날에는 승속(僧俗)을 막론하고 철야정진을 계속하게 된다.
이 성도법회는 달리 성도재산림식(成道齋山林式)이라 하여 선종(禪宗)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나라 불교가 선종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 성도회는 더욱 깊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성도법회의 의식절차는 먼저 모게송(暮偈頌)·송자(頌子)·참회게(懺悔偈)·참회진언 등으로 참석인을 정화한 다음, 영산회상(靈山會上)과 화엄회상(華嚴會上)·미타회상(彌陀會上)의 불보살을 거불(擧佛)하고 다시 조송게(朝頌偈)·송자 등으로 찬불을 한다.
그리고 입지게(立志偈)로 자신의 수행의 뜻을 굳게 세운 뒤 입지발원(立志發願)과 참회진언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입산게(入山偈)·염불게(念佛偈)·출산게(出山偈) 등을 외우면서 수행을 하며, 다시 이를 마치는 것을 상징하는 의식을 행하고 십바라밀정진(十波羅蜜精進)을 계속한다. 이 정진 때에는 철야로 좌선을 하기도 하고 1,000배의 절을 하기도 하며 염불로써 밤을 새우기도 한다.
십바라밀정진이란 의식화된 정진법으로서 수행대중이 열을 지어 도는 열 가지 형태를 말하는데, 이 열 가지 형태에는 모두 교리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① 보시(布施):보름달형으로 돈다. ② 지계(持戒):반달형으로 돈다. ③ 인욕(忍辱):신발형으로 돈다. ④ 정진(精進):가위형[剪子形]으로 돈다. ⑤ 선정(禪定):구름형으로 돈다. ⑥ 지혜(智慧):금강저형(金剛杵形)으로 돈다. ⑦ 방편(方便):좌우 우물형[雙井形]으로 돈다. ⑧ 원(願):전후 우물형으로 돈다. ⑨ 역(力):두 개의 고리형[卓環二周形]으로 돈다. ⑩ 지(智):달을 둘러싼 별 모양형[星中圓月形]으로 돈다.
한편, 십바라밀정진 외에 해인도(海印圖)를 따라 정진하기도 한다. 해인도는 신라의 의상(義湘)이 『화엄경』을 연구하면서 창안한 법계도(法界圖)로서 4각으로 표현하며 교리의 뜻을 따라 돌도록 되어 있다. 이 십바라밀정진이나 법계도정진은 성도회뿐만 아니라, 일반 재회(齋會) 때에도 행하여지지만, 특히 성도회 때 행하는 데에 더 큰 신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