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나물은 원나라 때의 문헌인 ≪거가필용(居家必用)≫에 두아채(豆芽菜)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두아채는 녹두를 깨끗이 씻어서 물에 침지시켜 불린 뒤에 항아리에 넣고 물을 끼얹는다. 싹이 한 자쯤 자라면 껍질을 씻어내고 뜨거운 물에 데쳐 생강·식초·소금·기름 등을 넣고 무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숙주나물 만드는 법과 같다. 따라서 우리의 숙주나물은 원나라와의 교류가 많았던 고려 때에 들어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조선시대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력이 전한다. 세조 때 신숙주(申叔舟)가 단종에게 충성을 맹세한 여섯 신하를 고변(告變)하여 죽게 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이 그를 미워하여 이 나물을 숙주라 이름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숙주나물로 만두소를 만들 때 짓이겨서 하기 때문에 신숙주를 이 나물 짓이기듯이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다. 녹두의 싹을 내는 법은 먼저 녹두를 냉수에 이틀 정도 담가 둔다. 녹두가 물에 흠씬 불어나면 물을 바꾸어 두어 번 일어 말린다.
그런 다음 땅을 깨끗하게 하여 물을 뿌린 뒤에 종이 한 장을 펼친다. 그 위에다 앞서 준비한 녹두를 펴놓고 자배기로 덮는다. 하루에 두 번씩 물을 뿌리면 얼마 후에 싹이 튼다. 숙주나물 조리법은 녹두의 꼬리를 따서 씻은 다음에 끓는 소금물에 삶아 물기를 꼭 짠다. 그런 다음에 양념을 하여 무친다.
숙주나물은 요즈음에는 밥상에 흔히 오르는 반찬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봄이나 여름철에 어른의 생신 날 아침상에 주로 올렸다. 그리고 돌날 점심에 손님들이 받는 국수상에 올리던 반찬이었다. 숙주는 콩나물에 비하여 열량은 떨어지는 편이나 비타민A는 콩나물보다 훨씬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