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媤)는 ‘시집’·‘시가’를 뜻하는 접두사이며, 누이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줄임말로는 ‘시누’·‘시뉘’라 한다. 남편의 손윗누이는 ‘큰시누이’, 손아랫누이는 ‘작은시누이’로도 일컫는다.
한편, 시누이쪽에서는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를 일컬어 ‘올케’라고 한다. 오빠의 아내이면 ‘큰올케’, 남동생의 아내이면 ‘작은올케’라 이른다. 정중하게는 ‘오라범댁’, 낮추어서는 ‘오라빗댁’으로 일컫기도 한다.
‘시누이올케[시뉘올케]’는 시누이와 올케의 관계를 말한다. 시누이올케는 다정하게 지내야 하는 사이인데도 흔히 옛 노래에서 보면 그렇지 않았다.
≪청구영언≫의 사설시조, “싀어마님 며느라기 낫바 벽바흘 구루지 마오./빗에 바든 며ᄂᆞ린가. 갑세 쳐온 며ᄂᆞ린가. 밤나모 서근 등걸에 휘초리나 ᄀᆞᆺ치 알살픠선 싀아바님, 볏뵌 ○동ᄀᆞᆺ치 되죵고신 싀어 마님, 삼년 겨론 망태에 새 송곳부리 ᄀᆞᆺ치 ○족ᄒᆞ신 싀누으님, 당피 가론 밧틔 돌피 나니 ᄂᆞ치 ᄉᆡ노란 외곶ᄀᆞᆺ튼 피ᄯᅩᆼ 누ᄂᆞᆫ 아들 ᄒᆞ나 두고/건밧틔 멋곳ᄀᆞᆺ튼 며ᄂᆞ리를 어듸 낫바 ᄒᆞ시는고”에서는 시누이를 ‘3년 걸려 결은〔編〕 망태기에 새 송곳끝같이 뾰족하다.’는 표현이다.
그만치 시집의 시누이는 올케가 하는 일에 간섭하려 들고, 시집식구 사이에 이간질이나 하려든다는 것이다. 이 사설시조의 며느리는 시부모·시누이·남편 등 시집식구들에 대한 감정이 한결같이 좋지 못하다. 규방가사(閨房歌辭)의 한 편인 <화수가 花樹歌>에서도 시댁사람들에 대한 노골적인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
“범갓탄 시아버님 쳐다보기 슝스럽고, ᄎᆞᆷ새갓탄 시어머님 아무 작죄(作罪) 업근마는 무관(無關)이 한슘 소ᄅᆡ 머리ᄭᅳᆺ치 절노 ᄉᆡᄂᆡ. ᄎᆡ면(體面)업난 연소낭군(年少郎君) 눈마치면 웃자하고, 원슈(怨讎)갓탄 어린시누 ᄌᆞᆷ불이천(暫不離遷) 무산 일고, 이모저모 ᄯᅥ더보고 말 전하기 이력난ᄂᆡ”가 곧 그것이다. 여기에서는 나어린 시누이를 ‘잠시도 옆을 떠나지 않고 흉이나 뜯어내고 말이나 물어내는 원수’ 같다고 하였다.
시집살이를 노래한 민요에도 시누이는 자주 등장한다. 한결같이 좋은 표현이 아니다. ‘시누이는 종달새의 넋이다.’, ‘요망하다 이 시누야’, ‘시큼시큼 시누님네’, ‘부엌에 가면 시누이원수’, ‘졸락 같은 시누이년’, ‘여우 같은 시누이잡년’, ‘고추 당추 맵다한들 시누애기 성적같이 매울손가’, ‘미구(尾口) 같은 시누애씨’ 등 모두가 달갑지 않은 비유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시누이올케는 언제까지나 한 집안에서 함께 살 수는 없다.
올케를 맞이한 시누이도 언제인가는 시집을 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시누이의 남편은 시매부(媤妹夫)·시누이남편이라 이른다. 서로의 흉도 덮어주고, 다정함 속에 서로서로가 존대하는 바른 언어와 행동으로 지내야 함이 시누이올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