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의 영혼을 극락정토에 왕생시키기 위하여 천도재를 올릴 때, 또는 명절에 선망부모(先亡父母)나 일체의 고혼(孤魂)들에게 법식(法食)을 베풀고 경전을 읽어 주는 불교의식이다. 즉, 죽은 사람의 기일(忌日)에 죽은 사람을 위하여 올리는 불교식 제사이다.
관음시식(觀音施食)·전시식(奠施食)·구병시식(救病施食)·화엄시식(華嚴施食) 등의 구분이 있다. 관음시식은 선망부모 등의 친족의 제사시에 많이 행하고, 전시식은 일체의 고혼에게 제사시에 행한다.
구병시식은 병이 났을 때 병의 원인이 제사를 잘못 지낸 데 있다고 판단하고 선망부모 혹은 일체고혼에게 치병(治病)을 위하여 지내는 제사이다. 화엄시식은 관음시식과 대동소이하나 관음시식이 관음신앙을, 화엄시식은 화엄신앙을 바탕에 두고 있음이 다르다. 출가자인 승려에 대한 제사는 시식이라 하지 않고 영반(靈飯)이라 하여 일반 속인의 제사와 구분하고 있다. 영반에도 종사영반(宗師靈飯)과 상용영반(常用靈飯)의 구분이 있다.
시식의 절차는 영혼을 불법도량(佛法道場)에 초청하여 불법을 듣게 하고, 또한 불교적 의미를 갖게 된 음식물을 먹게 함으로써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지닌다. 의식의 절차에는 독경·진언·염불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영혼이 듣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영혼에 올리는 제사의례인 시식은 반드시 시식 전에 불보살에 귀의하는 일반 불교의식을 행한 다음 행한다. 이는 제사로서의 시식의 불교의식에 의하여 뒤에 수용된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식을 행하는 장소는 불단이 아니라 하단(下壇) 또는 영단이라 하여 법당의 오른쪽 또는 왼쪽 자리에 마련한다. 제물도 불단의 공양물인 향·등·과일·차·쌀 등이 아닌 일반 음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