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인의 병증은 크게 비수한표한병(脾受寒表寒病)과 위수열이열병(胃受熱裏熱病)으로 나뉜다. 즉 표병증(表病證)과 이병증으로 나뉜다.
표병증은 대개 표음(表陰)이 울체(鬱滯)되어 제대로 하강하지 못하여 오는 증세로 부종(浮腫) · 천촉(喘促) · 결흉(結胸) · 이질 · 한열왕래(寒熱往來) · 흉협만(胸脇滿) 등 병증이 이 표병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된 치료의 방향은 표음을 하강시키는 것이다.
반면 이병증은 청양(淸陽, 裡陽)이 제대로 상승하지 못하여 유발되는 병증으로 중풍 · 토혈 · 식체 · 비만 · 구토 등이 이병증에 속하는데 십이미지황탕은 이러한 경우에 음양을 보하면서 청양을 상승시켜 줌으로써 병증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처방의 구성은 숙지황(熟地黃) 15g, 산수유(山茱萸) 7.5g, 복령(茯苓) · 택사(澤瀉) 각 5.625g, 목단피(木丹皮) · 지골피(地骨皮) · 현삼(玄參) · 구기자(枸杞子) · 복분자(覆盆子) · 차전자(車前子) · 형개(荊芥) · 방풍(防風) 각 3.75g으로 되어 있다.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권3, 새로 정한 소양인병의 주요 17처방 가운데 십이미지황탕은 “숙지황 4돈, 산수유 2돈, 백복령 · 택사 각 1돈5푼, 목단피 · 지골피 · 현삼 · 구기자 · 복분자 · 차전자 · 형개 · 방풍 각1돈[十二味地黃湯: 熟地黃 四錢, 山茱萸 二錢, 白茯苓 · 澤瀉 各一錢五分. 牧丹皮 · 地骨皮 · 玄蔘 · 枸杞子 · 覆盆子 · 車前子 · 荊芥 · 防風 各一錢.]”이라고 하였다.
적응증으로는 소양인의 음허오열 · 몽유(夢遺) · 백음(白淫) · 경계(驚悸) · 전간(癲癇) · 전광(癲狂) · 토혈(吐血) · 자한(自汗) · 도한(盜汗) · 면열(面熱) · 면한(面寒) · 산증(疝症) · 낭종(囊腫) 등이 있다.
이 처방은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서 산약(山藥)을 빼고 현삼 · 지골피 · 구기자 · 복분자 · 차전자 · 형개 · 방풍을 첨가한 처방이다. 육미지황탕은 보음(補陰)하면서 흩어진 원양(元陽)을 다시 환원시키는 작용이 있는 약물이다. 여기서 산약을 뺀 것은 소양인은 비대하므로 보비(補脾)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신(肝腎)의 음(陰)을 보하는 구기자로 순기화담(順氣化痰)하게 하고, 간신의 허열(虛熱)을 사(瀉)하는 지골피, 익신고정(益腎固精)하는 복분자, 자음해옹(滋陰解甕)하는 현삼, 고정이수(固精利水)하는 차전자, 비폐경(脾肺經)의 사화(邪火)를 발산시켜 주는 형개와 방풍 등이 합하여 음양을 보호해 줌으로써 소양인 이병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청양을 상승시켜 병증이 치료되는 것이다.
이 처방은 소양인에게 최상의 보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병증에 따라서는 육미지황탕이나 독활지황탕(獨活地黃湯)보다도 효과가 못한 경우도 있으니 병증을 충분히 참작하여 사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