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비'라고도 불리며 바깥차비에 대한 대칭개념이다. 바깥차비가 외부적인 요소를 많이 수용하여 의식절차를 형성한 것이라면, 안차비는 순수 불교적 기본형에 의한 의식절차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안차비는 바깥차비의 기본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안차비를 모르면 바깥차비의 진행은 불가능하게 된다.
안차비에 의한 의식은 법당 내부에서 행하기에 알맞도록 구성되어 있다. 요령과 목탁 등을 흔들면서 의식문을 독송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의식을 진행시킬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같은 의식절차를 거행함에 있어서도 바깥차비는 많은 배역진을 필요로 하나, 안차비는 법주法主와 2명 정도의 바라지만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바깥차비가 의식의 진행에 있어서나 의식도량(儀式道場)을 설치함에 있어 많은 장식을 필요로 하고 있음에 비하여, 안차비는 기본적인 의미를 중요시하고, 되도록 장식적 의미를 멀리하는 특성을 지닌다. 또한, 바깥차비가 전통문화적인 요소를 많이 수용하여 성립된 민속불교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라면, 안차비는 되도록 불교의 순수성을 지키려 하는 순수 불교의식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지닌 것이다.
바깥차비는 신도들의 요청에 의하여 행하는 재의식(齋儀式) 등에서 많이 행하고, 안차비는 재의식을 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의식에서 많이 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