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개주갑인자(改鑄甲寅字) 활자본. 영조가 『어제상훈언해(御製常訓諺解)』를 지은 지 11년 만에 자기의 연만함(63세)을 생각하고, 또한 위무(衛武)나 한무제(漢武帝)를 본떠서 자기도 후세인들에게 교훈이 되는 글을 남기려고 썼다.
이 책은 원래 한문으로 된 『어제훈서』(1756)를 언해한 것으로 생각되는 바 현전하는 한문본은 목판본으로서 권말에 서명응(徐命應)의 발문이 있다.
이 언해본의 내용은 성도교(性道敎)에 대한 설명과 훈서, 그리고 가색편(稼穡篇)을 부록으로 하고 있다. 그 차례를 보면 성도교도해(性道敎圖解)·성도교명해(性道敎銘解)·성도교도설해(性道敎圖說解)·어제훈서언해(敬天, 愛民, 禮臣)·어제가색편부(御製稼穡篇附, 御製原詩, 以頌奉和)·권말 발문으로 되어 있다.
『어제상훈언해』와 다른 점은 그 체재에 있어 한문으로 된 부분이 없이 언해로만 되어 있는데, 언해문 속의 한자에는 각각 그 음을 달았다.
이 책은 18세기 국어자료의 가치를 가지며, 비교적 보수적인 일면을 보이는 것은 궁중에서 쓰이는 말의 특징 때문인데 『어제상훈언해』보다는 덜한 것 같다. 표기상으로, ·자는 제1음절에서 유지되고 제2음절 이하에서는 혼기되고 있다.
각자병서(따ᄒᆡ, 때의, 씨)와 합용병서(○면, ○은, ᄒᆞᆫ○) 표기가 쓰이며 구개음화현상은 공존상태이다(짓기ᄂᆞᆫ∼딧기ᄂᆞᆫ, 가져오면∼가뎌오기, ᄒᆞᆫ가지∼ᄒᆞᆫ가디).
ㅎ곡용체언의 경우 ㅎ을 잘 유지하고 있으나 간혹 소실한 예도 보이며, ‘-ᅀᅡ’는 ‘-아’와 ‘-사’가 다 나타난다. 어간과 어미의 분리 표기의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원순모음화도 일어났다. 경어법은 15세기의 그것과 비슷한 바 이는 궁중어의 특징 때문이라고 보아진다.
주격은 ‘-이’, ‘ㅣ’가 쓰이며 ‘-가’는 나타나지 않는다. ‘-더시-’의 전위현상(轉位現象)도 보인다. 규장각도서에 있으며, 1982년에 홍문각(弘文閣)에서 『어제경민음(御製警民音)』·『어제백행원(御製百行源)』 등과 함께 합책하여 영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