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110장이다. 간행 연도는 미상이나 수록 인물의 역과 합격년도를 볼 때 19세기 말에 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 성관(姓貫)별로 수록되어 있으며, 29개 성(姓) 80개 본관(本貫)의 계보를 담고 있다. 족보는 팔세보(八世譜) 형식을 취하고 있다.
팔세보란 일반 족보처럼 시조(始祖)를 기점으로 하여 그 시조의 자손을 적어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을 기점으로 하여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을 취한다.
따라서 『역과보』는 본인을 상단으로 하여 아래로 8대조(八代祖)가 차례로 기재되어 있다(出系한 경우는 生父, 生祖父 등도 수록되어 있음). 아울러 외조(外祖) 및 처부(妻父)도 기재하여 본인까지 합해 모두 11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록 내용은 각 성관별로 본인 성명 옆에 자(字), 생년(生年), 잡과(雜科) 합격년도가 간지(干支)로 기재되며, 관직과 품계가 기록되어 있다. 가계 구성원들의 과거 합격년도, 관직과 품계도 기재되어 있다. 8대조 및 외조, 처부의 관력(官歷)을 보면 대부분이 잡과에 합격했으며, 또 기술관청에 소속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19세기 잡과 합격자의 8대, 약 200여 년에 걸친 잡과 가문의 세전과 가계의 변천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당시 간행된 『역과팔세보(譯科八世譜)』·『역등제보(譯等第譜)』 등의 역관 족보와 비교할 때 수록 성관이나 내용이 풍부하다.
이러한 중인 족보가 19세기에 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새롭게 부상하는 중인층의 신분의식 강화 및 신분상승운동 등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들은 중인 족보를 간행했을 뿐 아니라, 『잡과방목(雜科榜目)』·『연조귀감(掾曹龜鑑)』·『규사(葵史)』 등과 같은 자신들 신분의 연원을 밝히는 서적들을 간행했다. 이는 잡과 입격자를 중심으로 하는 고급 기술관료들이 주도하였다. 장서각 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