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일찍부터 중국의 역법을 수용하였으며, 그와 관련된 전문 관부(官部)와 학자도 양성하였다. 그리하여 553년(성왕 31) 6월 백제는 왜의 박사 교대 요청을 받아들여 그 이듬해 2월 역박사인 고덕(固德) 왕보손(王保孫)을 파견하여 전임자와 교대 상주하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백제의 역학 지식은 왜에 보급될 수 있었다.
602년(무왕 3)에는 백제의 관륵(觀勒)이 왜에 건너가 역본(曆本) 등을 전하여 역법이 왜에 채용되었다. 그 결과 왜는 604년 정월을 기하여 역일(曆日)을 반포하고, 이때 백제에서 전래된 중국 송(宋)나라의 원가력(元嘉曆)을 채택하였다. 그것은 왜의 역사 편찬, 가령 『일본서기』 기년(紀年) 등에도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