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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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개념
개인의 운명이나 국가의 흥망을 예언하고 그 예언의 적중 과정이 중심 내용을 이루는 설화.
목차
정의
개인의 운명이나 국가의 흥망을 예언하고 그 예언의 적중 과정이 중심 내용을 이루는 설화.
내용

예언의 대상에 따라서 국가문제 예언설화와 개인 문제 예언설화로 나눌 수 있고, 예언의 근거에 따라 풍수 예언·관상 예언·점복 예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국가 문제 예언설화는 도참사상과 연결되는데 국가의 흥망이나 전란을 예언하고 이 예언이 적중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삼국사기≫ 백제본기 의자왕조에 “백제는 보름달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라는 기사가 있는데 이것은 백제가 망할 것을 예언한 것으로 일종의 예언설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삼국사기≫ 신라본기 문무왕조에 실린 보희(寶姬)의 선류몽설화(旋流夢說話)와 문희(文姬)의 매몽설화(買夢說話)는 문무왕의 삼국 통일을 예언한 몽조예언설화이다. 고려조의 창업 과정은 예언설화의 점철이라 할 만하다.

≪고려사≫ 세가(世家)에 수록된 왕건의 선대이야기는 풍수도참에 의한 예언이 대부분이다. 도선(道詵)은 곡령(鵠嶺)에 올라가 산수의 맥을 추려 보고 세조(世祖)에게 삼한을 통합할 성자(聖子)를 낳을 것이니 왕건이라고 이름을 지으라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당나라 상객(商客) 왕창근(王昌瑾)이 어떤 거사에게서 샀다는 고경(古鏡)에는 왕건의 창업을 예언한 참문(讖文)이 새겨져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려조 창업과 관계된 예언설화는 오늘날 구비설화로는 별로 전승되지 않는다.

조선 왕조 개창과 관련된 예언설화도 많이 있다. 이성계가 서까래 세 개를 짊어진 꿈을 꾸었는데 이것은 ‘왕(王)’ 자를 말한 것으로 이성계의 조선 왕조 창업을 암시한 것이라는 몽조예언설화가 있다. 또한, 지리산 바위 속에서 나온 비기(秘記)에 “목자(木子)가 다시 삼한을 바로잡는다.”는 예언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이씨의 건국을 암시하는 <목자득국(木子得國) 설화>는 조선 왕조의 창업을 예언한 설화로서 널리 전승되는 것이다.

임진왜란을 예견한 인물의 이야기도 예언설화의 범주에 든다. 이이(李珥)는 임진왜란을 예견하고 임진강 나루에 방화정(防火亭)을 지었으며, 조헌(趙憲)은 임진왜란에 대비하여 가족들의 체력을 단련시켜 피란 중에 큰 덕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국가의 운명에 관한 예언설화는 도참사상이나 풍수사상과 관련되어 있거나 식견이 높은 학자나 이인(異人)의 일화로 되어 있다.

개인의 운명을 예언한 설화도 매우 많다. 그러나 예언의 획득과 그 적중 과정이 설화의 중심 내용을 이루고 있는 대표적 유형으로는 <천냥점 千兩占>을 들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집을 떠난 뒤 돈을 벌어 집으로 돌아오다가 천 냥을 주고 점을 쳤는데 그는 점괘의 지시대로 하여 죽을 것을 여러 번 모면한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는 ≪수신기 搜神記≫의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인데 우리 나라에는 청강 이제신(李濟臣)의 ≪청강쇄어 淸江瑣語≫에 수록되어 있고 구비설화도 전국에서 채록된 바 있다. 또한, 고전소설 <정수경전 鄭壽慶傳>은 이 설화를 소설화한 것이다.

점복예언설화 이외에 ‘호식(虎食)당할 운명’ 등의 팔자예언설화도 있다. 어떤 사람이 스무 살 전에 호랑이에게 죽을 운명이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서는 정승의 딸을 부인으로 맞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은 집을 떠나 우여곡절 끝에 정승의 딸을 아내로 삼아 호환을 면하고 잘살았다는 이야기다. 이 밖에도 대인 앞에서 경문을 암송하여서 호식당할 운명을 면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예언설화는 예언을 극복하는 과정에 중점이 있기에 예언 적중에 핵심이 있는 예언설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관상예언설화로는 어떤 사람이 빈천하게 살 상모(相貌)였는데 길에서 돈을 주워 주인을 찾아 준 선행을 한 뒤 부귀의 기상으로 바뀌었다는 설화가 있다.

팔자예언설화는 대체로 궁핍한 운명을 극복하는 내용이 많다. 곤궁하게 살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 복 많은 아내를 얻어 이를 극복한다는 ‘복진 며느리’ 유형과 박복한 사람이 차자(車子)라는 복 많은 아이의 복을 나누어 가진다는 차복설화(借福說話)가 있다. 또한, 단명(短命)한 소년이 남두칠성에게 빌어 수명을 연장한다는 이야기도 예언설화의 범주에 든다.

예언설화는 예언이 적중하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흥미와 불확실한 미래를 안다는 호기심에서 설화의 생명력을 획득하고 광범위한 전승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예정된 운명을 극복하기 위한 억척같은 노력을 통하여 인간의 진지한 삶의 자세가 무엇인가를 보여 주기도 한다.

참고문헌

『삼국사기(三國史記)』
『고려사(高麗史)』
『한국설화의 유형적연구』(조희웅, 한국연구원, 1983)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집필자
서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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