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나한을 공양하는 법회이며, 일명 ‘나한공(羅漢供)’이라고도 한다. 나한은 소승불교 최고의 경지에 이른 성자로서 온갖 번뇌를 끊고 사제(四諦)의 이치를 잘 깨달아 세상 사람들의 공양을 받을 만한 이를 말한다. 오백나한에 대해서는 2가지 설이 있는데, 500명의 상수비구(上首比丘)를 소승성인으로 여기는 것과 부처님 열반 후의 제1결집에 모인 500명의 비구들을 가리켜 '오백'을 상징적으로 사용한다.
이 의식은 이와 같은 오백나한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근공(勤供)하는 법회이다. 고려시대에는 기우제(祈雨祭)의 하나로 열리기도 하고, 호국(護國)의 목적으로 열리기도 하였다. 기우제의 목적으로 열린 때에는 나한재가 가장 효력이 있는 법회로 믿어졌으므로 보통 다른 의식에 의하여 기우제를 지내다가 효력이 없을 때 최후에 개최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이 나한재를 열 때 국왕이 친히 소문(疏文)을 지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장소는 보제사(普濟寺)를 본도량(本道場)으로 삼았고, 외제석원(外帝釋院)이나 신중원(神衆院)에서 열릴 때도 있었다. 우리나라 사찰에는 오백나한을 모신 나한전이 있고, 이들 오백나한에 대한 근공의식이 따로 있으며, 오늘날 소원성취의 목적에서 오백나한재가 많이 행하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