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고시로 『도은집(陶隱集)』 권2, 『동문선(東文選)』 권8, 『청구풍아(靑丘風雅)』 권2, 『기아(箕雅)』 권13, 『대동시선(大東詩選)』 권1 등에 실려 있다.
이숭인은 이색(李穡)의 문인으로 문장이 전아하여 당시의 표전사명(表箋詞命)이 대부분 그의 손에서 나왔다 한다. 시가(詩家)로서도 정도전(鄭道傳)과 이름을 나란히 하였다. 정도전의 호매(豪邁)한 시풍과 그의 간결한 시풍은 좋은 대조를 보인다.
「오호도」는 한나라 고조(高祖)에게 칭신(稱臣)을 거부하고 500명의 빈객과 함께 자살한 전횡(田橫)의 고사(故事)를 소재로 하였다. 아침에 동포(同胞)가 되었다가 저녁에 원수가 되는 경박아(輕薄兒)를 깨우치고 있다.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고금에 하고 많은 경박한 아이들 /아침에 동포가 되었다가 저녁에 원수가 되네(君不見 古今多少輕薄兒 朝爲同胞暮仇敵).”가 그것이다. 이숭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신설(新雪)」과 함께 전아한 솜씨가 이 작품에서 극치를 이루고 있다.
「오호도」는 입성(入聲)의 맥운(陌韻)·약운(藥韻)·직운(職韻)·석운(錫韻)을 통운(通韻 ; 한시의 압운에서 서로 통할 수 있는 운)하면서 장편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거정(徐居正)의 『동인시화(東人詩話)』에 따르면 이색이 이 작품을 크게 칭상(稱賞)하였다. 그런데 며칠 후에 정도전이 「오호도(嗚呼島)」 시를 지어 이색에게 보였다. 그러나이숭인의 작품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다. 결국 이 사건이 빌미가 되어 후일 이숭인은 정도전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와 같이 시화(詩禍)를 일으키는 데까지 이르게 된 이 작품은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높은 평가를 받아 「오호도」라는 제명으로 된 시작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