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문덕이 수나라 장군 우중문(于仲文)에게 준 오언 고체의 단형시(短形詩)이다.
『삼국사기』을지문덕전에 이 시의 제작경위가 기록되어 있으며, 제목은 후대에 붙여진 것이므로 ‘여수장우중문(與隋將于仲文)’ 또는 ‘유수장우중문(遺隋將于仲文)’이라고도 한다.
『동문선』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선집(詩選集)에는 오언절구 속에 포함시키고 있으나, 그 염법(簾法 : 평칙법)으로 보아 절구라고는 할 수 없으며, 특히 근체시(近體詩)가 완성된 것이 당대(唐代)이고 보면 시대적으로도 맞지 않으므로, 오언고시에 넣는 것이 옳을 것이다.
원시는 다음과 같다. “신기한 계책은 천문을 헤고 교묘한 계산은 지리를 꿰뚫었네. 싸움에 이겨 공이 하마 높았으니 만족하고 이만 그쳐 주게나(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이 가운데서 결구의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에서 ‘云(운)’을 ‘實(실)’자로 풀이하는 사례도 있어 왔으나 이것은 뜻이 없는 ‘助(조)’자로 보아야 옳다.
유득공(柳得恭)은 『영재집(泠齋集)』에서 을지문덕을 평하기를 ‘문무가 구미(具美)한 진재사(眞才士)’라 하였으며, 이규보(李奎報)는 『백운소설』에서 이 시를 평하여 ‘구법(句法)이 기고(奇古)하고 굳센 기상이 있는 작품’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