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 목판본. 경기도 양주 봉인사(奉印寺)의 개판(開板)으로 1883년(고종 20)본이 있고, 그 밖에 필사본이 있다. 이 책은 『금강경』의 강요(綱要)만을 뽑아 추린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금강경』의 대의를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하였다.
첫째, 법신(法身)과 색신(色身)은 불이무별(不二無別)이라고 보았다. 우주와 만유(萬有)의 본체는 진리의 몸인 법신이며, 그것은 헛된 사대환신(四大幻身)과 다르지 않다. 그 둘의 상이(相異)를 논하는 것이 번뇌로 무명(無明)이며, 그 둘의 궁극적 합일(合一)을 깨달아 실천함이 해탈이며 열반이라고 보았다.
둘째, 신심불이(身心不二)로 ‘마음’이란 제법(諸法)의 근원이며 만법의 원류이다. 따라서 마음을 떠나서 법(法)과 생명을 논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과 반비례해서 설명하는 ‘몸’을 떠나서 따로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몸과 마음의 하나인 이치는 중생과 부처가 다르지 않다는 표현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셋째, 그 마음의 영묘한 작용은 육신에 묻힌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드러내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육체는 심령(心靈)을 방해하고 가두는 울타리와 같은 것이어서, 육체를 철저하게 부림으로써 진실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대체로 이 책은 당시 선가(禪家)의 공관(空觀)을 그대로 반영한 저술이다. 『금강경』의 대의를 추린 무상(無相)과 불이(不二)에 관한 학설은 수긍이 가는 대목이지만, 마지막의 심상신멸(心常身滅)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이것이 당시의 일반적 경향이었고, 따라서 왕생극락의 주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전편에 흐르는 노장적(老莊的) 허무관도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이것은 당시의 시대 상황 속에서 불교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산문형식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논리체계는 빈약하지만, 조선 초기의 『금강경』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불교전서』 제7권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