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는 상반신은 사람과 같고 하반신은 물고기처럼 생겼다고 전해오는 전설상의 동물이다. 사람과 모습이 비슷하거나 아이 우는 소리와 같아서 인어라고 하기도 한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인어의 속명을 옥붕어라고 하였다. 이어서 다섯 갈래의 물고기를 인어로 설명했다. 제어나 예어, 역어는 아이 우는 소리 같다고 한다. 교인은 울면 눈물이 구술이 된다고 한다. 또 허리 이하가 물고기인 부인인어의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서남해에는 상광어, 옥붕어 두 종류의 인어가 있다. 옥붕어는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아 뱃사람들이 잡는 것을 꺼린다.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의 동물 중에 모습이 사람과 비슷하거나 내는 소리가 아이 우는 소리와 같다고 하여 인어라고 불린 것들도 있었다. 중국의 이시진(李時珍)은 『본초강목』에서 제어(䱱魚)를 인어 · 해아어(孩兒魚)라고도 하고, 예어(鯢魚)를 인어 · 납어(魶魚) · 탑어(鰨魚)라고도 한다고 해설한 다음 기미(氣味)와 주치(主治)도 적었다.
정약전(丁若銓)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인어 항목을 두어 “인어는 속명이 옥붕어(玉朋魚)이고 모양이 사람을 닮았다.”라고 한 다음, 살피건대 인어의 설에는 대체로 다섯 갈래가 있다고 하고 여러 가지 문헌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해설하였다.
① 제어:강이나 호수에 살며 모양과 색이 모두 점외(鮎鮠:메기를 말함)와 같고 그 볼(아가미 뚜껑을 말함)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아이 우는 소리와 같기 때문에 인어라고 한다.
② 예어:메기를 닮았고 네발이 있으며 앞은 원숭이를 닮았고, 뒤는 개를 닮았으며 소리가 어린아이 우는 소리와 같고 큰 놈은 몸길이가 8, 9자가 된다. 산골 물에서 살며 모양이나 소리가 모두 제어와 같지만 이와는 달리 나무 위로 올라갈 수 있다.
③ 역어(○):모양이 메기와 같고 네 발이 있으며 꼬리가 길고, 소리는 어린아이를 닮았으며 대나무에 잘 오른다. 또한 역어는 곧 바닷속의 인어로서 귀 · 입 · 코 · 손 · 손톱 · 머리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살갗이 희기는 구슬과 같고, 비늘이 없고, 가는 털이 있다. 오색의 머리털이 말꼬리와 같고 길이가 5 · 6자가 되며, 몸의 길이도 5 · 6자가 된다. 바다 가까이 사는 사람이 잡아서 못에서 길렀더니 암수가 교합하는 것이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
④ 교인(鮫人):물 속에 있으며 물고기와 같고 베틀로 베를 짜는 일을 버리지 않으며, 눈이 있어 잘 우는데 울면 눈물이 곧 구슬이 된다.
⑤ 부인인어(婦人人魚):사중옥(謝仲玉)은 부인이 물 속에 드나드는 것을 보았는데 허리 이하는 모두 물고기였으니 곧 인어였다고 한다. 또 사도(査道)가 고려에 사자로 갔을 때 바닷속에서 한 부인을 보았는데 붉은 치마를 입고 양어깨를 내놓고 쪽진 머리카락은 엉클어져 있었고 볼 뒤에는 붉은 갈기가 약간 있었다. 명하여 물 속으로 돌려보내 살려주자 손을 들어 절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물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 두 부인설(婦人說)은 앞에서 말한 제어 · 예어 · 역어 · 교인과는 다른 것이다.
또한, 정약전은 “지금 서남해에 두 종류의 인어가 있는데 그 하나는 상광어(尙光魚)이며 모양이 사람을 닮아 두 개의 젖을 가진다. 본초(本草)에서 말하는 해돈어(海豚魚)이다. 다른 하나는 옥붕어이며 길이가 8자나 되며 몸은 보통 사람과 같고 머리는 어린아이와 같으며, 턱수염과 머리카락은 치렁치렁하게 아래로 드리워졌고, 하체는 암수의 구별이 있어 사람의 남녀와 서로 매우 닮았다. 뱃사람들은 이것을 몹시 꺼려 혹시 어망에 들어오면 불길하다 하여 버린다. 이것은 틀림없이 사도가 본 것과 같은 종류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말한 상광어는 돌고래류가 틀림없지만 옥붕어는 물범인 듯하나 확실하지 않다. 이 두 가지는 포유류인데 옛사람들은 어류로 오인하였다. 우리나라 해역에는 없지만, 바다 소목의 포유동물인 듀공(dugong)이나 바다소〔海牛〕가 있는 지방에서는 이것들을 보고 인어라 하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