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상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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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의 천장에 7개의 성좌와 북두칠성 · 심수(心宿) · 위수(危宿) 등과 일 · 월을 그려넣어서 천체를 나타내는 장식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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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무덤의 천장에 7개의 성좌와 북두칠성 · 심수(心宿) · 위수(危宿) 등과 일 · 월을 그려넣어서 천체를 나타내는 장식무늬.
내용

인류가 농경생활을 통하여 밀접한 관계를 지녀왔던 경천사상(敬天思想) 등에서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

일찍이 중국에서는 달과 해를 오행(五行)의 기본적 요소라 하여 역리(易理)에 음양(陰陽)으로 상징하였고, 고대신화나 전설에서도 핵심적인 주제로 다양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대(漢代) 이후 와당·동경·청동기·칠기 등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여 화상석(畫象石)과 고분벽화, 또는 고분출토의 각종 공예품에 이러한 일월상문을 표현하였는데, 후일에 와서는 불교미술과 십장생(十長生)의 한 요소로 쓰인다.

중국의 고대신화에서는 화기(火氣)의 정(精)은 태양이 되었고, 수기(水氣)는 달이 되었으며 일·월의 넘친 정이 성신(星辰)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러므로 태양은 양(陽)의 주인이며, 달은 음(陰)의 본(本)이라 하였다.

각종 유물과 고분벽화에서는 해는 둥근 원 안에 삼족오(三足烏)라고 불리는 다리가 셋 달린 새가 한 마리 있고, 달은 섬여(蟾蜍), 즉 두꺼비가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도상(圖象)은 ≪회남자 淮南子≫에 전하는 “日中有踆烏而月中有蟾蜍(일중유준오이월중유섬여)”라는 말과 ≪춘추 春秋≫·≪원명포 元命苞≫에서 “日中有三足烏而月中有蟾蜍(일중유삼족오이월중유섬여)”라는 말과 일치하고 있다.

삼족오는 닭이 이상화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회남자≫에서 “일출(日出)할 때 천계(天鷄)가 울면 천하의 닭이 모두 따라 울었다.”라고 하였으며, 이 천계는 금조(金鳥)·금계(金鷄)·적조(赤鳥) 등으로 표현되었다.

금계·금조 등은 천(天)의 사상을 의미하고 있다 하겠는데, ≪삼국유사≫에서 동명설화의 계자(鷄子), 알지설화의 금성백계(金城白鷄), 수로설화의 자완금란(紫緩金卵) 등이 모두 이와 유사한 사상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또, ≪삼국유사≫의 연오랑(延烏郎)과 세오녀(細烏女)의 전설에서도 일·월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연오와 세오는 일정(日精)과 월정(月精)을 상징하고, 명주를 받들어 하늘에 제사 지내는 풍습은 당시 농경사회의 경천사상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월상(月象)을 상징하는 섬여, 즉 두꺼비는 달의 정으로서 환하게 비춤을 의미하고 있다.

이 일월상에 관한 전설로는 천신(天神)인 명궁(名弓) 후예(后羿)의 처 항아(姮娥)가 서왕모(西王母)에게 얻은 불로불사약(不老不死藥)을 무녀의 꾐에 빠져 혼자 먹고 그 벌이 두려워 달로 도망갔는데, 월신(月神)의 노여움을 받아 두꺼비로 탈바꿈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전설에서 항아가 살고 있는 곳을 월궁전(月宮殿) 또는 항궁(姮宮)이라 부르기도 한다. 월상에는 두꺼비만 표현된 것이 있는가 하면, 두꺼비와 함께 토끼[玉兎]가 등장하기도 한다. 토끼는 계수나무 아래에서 약방아를 찧고, 그 옆에 두꺼비가 엎드려 있거나 춤추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한 매우 해학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토끼는 음(陰)을 나타내는 동물로 ≪본초 本草≫ 토항(兎項)에는 ‘명월(明月)의 정(精)’이라 하였고, ≪예기 禮記≫ 곡례(曲禮)에는 달의 정은 명시(明視)이고 그 상(象)은 토라 하였다.

달 속의 토끼와 계수나무의 전설은 멀리 인도를 비롯하여 중국·한국·일본 등에 널리 전하여 오고 있음을 보면, 인도에서 불교의 전래와 함께 유래된 것 같다. 범어(梵語)로 토는 ‘금금가(金金迦)’라고 음역되는데, 불화(佛畫)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불교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에 이 형상이 들어온 시기는 창사(長沙)에서 출토된 전한대(前漢代)의 T자형 백화(帛畫, 서기전 186)로써 추정할 수 있으며, 그 시기는 기록상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67년보다 앞선다. 이 백화는 후난성(湖南省) 창사시의 초왕묘(楚王墓)라 전하는 마왕퇴(馬王堆)의 분묘에서 발견된 것이다.

한대(漢代) 와당에는 10개의 작은 원이 둘린 평면적으로 묘사된 새를 새긴 일상문와당(日象文瓦當, 1∼3세기, 동경대학박물관)과 위를 향하여 도약하는 토끼와 두꺼비가 있는 월상문와당(月象文瓦當)이 있다.

후한대(25∼220) 이후에는 분묘나 사묘(祠墓)의 내부에 조각된 화상석이 성행하였다. 일·월상은 이러한 화상석 가운데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그 예로 서안비림(西安碑林)에 있는 영원15년명곽치문묘(永元十五年銘郭稚文墓, 103), 당하침지창화상석묘(唐河針0x976a廠畫像石墓, 後漢, 2∼3세기)의 천장, 효당산화상석실(孝堂山畫像石室, 後漢, 129년경, 山東省) 천장 등에서 여러 가지 표현의 일·월상문을 볼 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형상은 인물 풍속화가 주제로 나타나는 6세기 이후의 벽화와 6세기 후반부터 7세기에 이르는 시기에 그린 것으로 보이는 사신도를 주제로 한 벽화에서 각기 특색 있게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 불화에서는 십일면관음보살상 등의 손에 들려져 있는 일·월상을 볼 수 있다. 이 수인(手印)은 일정마니인(日精摩尼印) 또는 일륜인(日輪印)과 월정마니인(月精摩尼印) 또는 월륜인(月輪印)이라 하는데, 이러한 밀교적인 불화에서는 까치의 모습을 넣은 월상문과 토끼와 계수나무가 표현된 월상문이 나타나고 있다.

참고문헌

『회남자(淮南子)』(이석호 역, 을유문화사, 1978)
「일상·월상(日象·月象)」(이태호, 『대학원논고』 3, 홍익대학교대학원, 1979)
「고구려고분벽화의 해와 달」(전호태, 『미술자료』 50, 1992.12.)
집필자
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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