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의 문집 『대산집(臺山集)』 권9 잡저에 수록되어 있다. 작치(鵲鴟)란 까치와 올빼미인데, 이 두 새의 상이한 성격을 보여주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안골 남쪽 큰 나무 끝에 까치집이 있다. 이 나무에 까치가 집을 짓기 전까지는 여러 새들이 아침저녁으로 이 나무를 지나다가 쉬어갔으나 까치가 집을 지어 이 나무를 독점하였다. 얼마 안 되어 올빼미떼가 몰려와서 까치를 못살게 굴자 까치는 못견뎌 집을 내주고 떠나버렸다.
이리하여 이 큰나무를 올빼미떼가 점령하고 있더니 밤에 큰눈이 내려 얼어죽은 올빼미가 태반이요, 요행히 살아난 올빼미도 그 나무가 불길하다 하여 기피하고 다른 새들 역시 오지 않았다. 그러자 까치가 다시 그 나무에 와서 전과 같이 집을 짓고 편안히 살았다는 내용이다.
작품 말미에 작가는 “까치는 참으로 신령스러운 새로다. 대체로 좋은 장소를 골라서 살았으니 신령스럽고, 대적하지 못할 것을 알고 버리고 갔으니 신령스럽다.”고 까치를 칭송하였다.
덧붙여 하늘에는 일정한 도(道)가 있어 착한 일에는 보답을 주며 악한 일에는 재앙을 내린다고 하여 권선징악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대체로, 그의 문장은 각박하다는 평을 받지만, 그 뛰어난 논의(論議)의 솜씨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