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후반 신라의 상황은 당시 진성여왕의 실정으로 국가 질서가 극도로 문란하였다. 특히, 889년(진성여왕 3)에는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세금이 수납되지 않아 국고가 고갈되었다.
이에 중앙정부에서는 관리를 파견하여 세금을 독촉하였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농민반란의 기폭제 구실을 하였다. 그리하여 889년 원종(元宗)·애노(哀奴)의 난 등 농민반란이 일어나고 독자적인 할거 세력이 나타나 전국적인 내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들 반란군 가운데 붉은 바지를 입은 무리가 있었는데, 이들을 당시 적고적(赤袴賊)이라 불렀다. 896년(진성여왕 10) 적고적은 동쪽으로 진격하여 신라의 수도인 경주 서남방면까지 진격할 정도로 기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뒤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는데, 아마 진압되었든지 아니면 다른 농민반란군에 흡수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