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에 김극기(金克己)가 지은 한시. 오언율시 4수. 『동문선』 권4에 수록되어 있다. 농가의 사계절, 즉 봄·여름·가을·겨울을 각각 한수씩 읊었다.
첫째 수는 바쁜 농사철인 봄을 표현하였다. 봄날의 바쁘고 부산한 들일의 모습과 자연의 싱그러움을 그려내면서도 춘궁기의 고단한 면도 아울러 묘사하고 있다.
둘째 수는 농번기인 여름의 모습이다. 붉은 해로 상징되는 긴 여름철의 무더위 속에 노인만 집 보라고 남겨두고 식구들이 모두 들녘으로 나가 일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나그네에게 정성 어린 술과 안주로 대접하는 농촌의 훈훈한 인정에 감사하고 있다.
셋째 수는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정경을 읊고 있다. 더운 여름을 고생 끝에 보내고 귀뚜라미 우는 가을을 맞아, 거둔 벼를 찧어 햅쌀밥을 짓는다. 붉은 단풍이 아름답고, 물고기도 살찌는 가을의 풍요함 속에서 나그네에게 술잔을 건네면서도 과중한 공납 걱정으로 근심하는 농민의 정경을 묘사하고 있다.
넷째 수는 겨울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겨우살이에 대비하여 초가집을 고치고 나서 매와 개를 데리고 사냥을 나가 잡아온 고기를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한다. ‘소혈(巢穴)’과 같은 옹색한 농민들의 생활이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작품은 작자가 나그네살이의 과정에서 직접 본 농촌의 현실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면서 농촌사회의 원인적인 가난함과 비리 등을 파헤친 것으로 표현력의 사실성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