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74면. 1946년 노농사에서 간행하였다. 이 공동 시집의 간행으로 인하여, 광복 직후에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하였던 비슷한 경향의 이들 신진시인(新進詩人)들을 ‘전위 시인’이라고 불렀으며, 이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시인으로는 이들 외에도 정상민·최석두·유종대·박찬일·이수형을 들 수 있다.
김기림(金起林)의 서문에 이어 김광현의 「새벽길」·「보람」·「조국(祖國)은 울고」 등 5편, 김상훈의 「말」·「전원애화(田園哀話)」·「장렬(葬列)」 등 5편, 이병철의 「소」·「새벽」·「대열(隊列)」 등 5편, 박산운의 「버드나무」·「추풍령(秋風嶺)」·「거울같이 아는 일들」 등 5편, 유진오의 「공청원(共靑員)」·「장마」·「횃불」 등 5편과 오장환(吳章煥)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광복 직후의 민족의 과제와 이념을 직설적인 어조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 의해 형상화하여, 당시의 시대적 사명을 민족문학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반영하거나 선전·선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 시들은 후에 정치적인 구호 차원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으나, 현실에 대한 인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일련의 정치시(政治詩)와 행사시(行事詩)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유진오의 시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국제청년데이」는 1946년 9월 1일 청년데이 행사장에서 읊어진 시로, 참여한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광복 후에 최초로 시인이 필화사건으로 구속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들 전위시인들은 다른 기성 시인들과는 달리 일제강점기의 행동에 대한 자기비판이 필요 없는 시인들이었다는 특색이 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말기에 상당한 정도의 문학수련과정을 거친 관계로 일정한 문학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이들 시인들은 해방 공간에서는 남다른 창작적 실천과 사회적 실천을 통하여 자신들의 혁명적 열기를 문학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부분 체포되거나 월북하여 자신들의 뜻은 제대로 펼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