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5월 『삼천리』에 발표되었다가, 1939년 11월 28일에 인문사(人文社)에서 발행한 신석정의 첫 시집 『촛불』에 재수록되었다. 9연 28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유시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1∼3연, 4∼6연, 7∼9연이 각각 일정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세 부분의 처음을 구성하는 1연, 4연, 7연은 각각 ‘어머니’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어 2연, 5연, 8연은 각각 ‘그 먼 나라’의 모습이 목가적(牧歌的)인 성격을 지닌 곳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 구체적인 모습은 바다 건너 멀리 있는 나라, 아무도 살지 않는 곳, 평화 · 안식 · 정의 · 자유가 살아 숨쉬며 약자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땅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3연 · 6연 · 9연은 ‘그 먼 나라’에서 시적 화자가 어머니와 함께 할 일이 제시되어 있는데, 비둘기를 키우는 일과 양떼를 모는 일, 그리고 능금을 따는 일이 그 내용이 된다.
일부 해설에서는 2연을 두 개의 연으로 나누어 놓은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시집 『촛불』 원본의 편집 양식을 고려하면 2연은 5연과 마찬가지로 5개의 행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아득히 먼 나라를 제시하면서도 그곳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미래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단순하고 가볍지만 동시에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는 자연물과 행위를 통해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색채감들은 작품의 회화성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고단한 1930년대의 현실 속에서 신석정은 가난과 싸우면서 영원한 인간의 고향인 자연과 모든 인간의 그리운 품인 어머니를 노래하였다.
이 작품에 나타나는 ‘그 먼 나라’는 예이츠(William B. Yeats)나 도연명(陶淵明)의 작품을 연상시키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킴과 동시에 위안을 주는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어머니’와의 동행을 암시함으로써 그곳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 혼자서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어법 및 음운적 자질의 활용은 한용운과 김소월이 보여 주었던 우리말에 대한 진지한 탐구의 태도를 계승하는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