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5년(고종 12) 최우(崔瑀)가 사제(私第)에 정방을 설치하고 정부의 인사를 사적으로 처리하였는데, 거기에는 문사(文士)를 뽑아들여 사무를 맡게 하여 이를 필도치〔必闍赤: 비칙치, 비체치〕라 하였다. 필도치는 몽고어로 문사를 뜻한다. 여기에서 전정(銓政: 인사행정)에 있어 왕에게 입주(入奏)하는 일을 맡은 자를 정색승선(政色承宣)이라고 하였다.
정색승선 가운데 3품을 정색상서(政色尙書), 4품 이하를 정색소경(政色少卿)이라 불렀다. 이들 정색상서·정색소경 아래에서 일반 서기의 임무를 담당했던 정색서제(政色書題)가 있었다. 정색승선은 추밀원의 승선 중에서 유능한 인물 1명이 임명되었는데, 정방을 총지휘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색승선 아래에 정색상서 1명, 정색소경 1명, 정색서제 1명(혹은 2명)이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었다. 1278년(충렬왕 4)에 재상이 정방의 전정에 참여하는 제도가 마련되기 전까지 정색승선이 정방을 운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