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매일신보』 주필을 지낸 정운복의 아들이다. 1922년 3월 수하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 4월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 1927년 졸업했다. 1928년 4월 경성제국대학 예과 문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했다. 박태원(朴泰遠)·윤태영(尹泰榮)·이상(李箱) 등과 가깝게 지냈다. 이상의 단편소설 「환시기(幻視記)」에서 ‘송군’이 실제 정인택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상이 경영하던 카페 ‘쓰루(鶴)’의 여급 권순옥(權順玉)을 사랑한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매일신보』와 『문장사』 등에서 기자를 역임했다. 1930년 『매일신보』에 「나그네 두 사람」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으나, 1935년『중앙(中央)』에 단편소설 「촉루」를 발표한 이후부터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펼쳤다. 「촉루」 이후의 소설로 그의 대표적인 소설은 「준동(蠢動)」· 「연연기(戀戀記)」· 「우울증(憂鬱症)」· 「착한 사람들」· 「부상관(枎桑館)의 봄」· 「검은 흙과 흰 얼굴」· 「구역지(區域誌)」 등이다.
1930년대 소설은 다양한 서술 양상을 보여준다. 정인택은 주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다루는 소설을 썼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심리소설로 분류된다. 과잉된 의식세계와 생의 무기력성이 그려지고 있거나 신변적인 일상과 애정이 내부 촛점화로 기술되고 있다. 그리고 「검은 흙과 흰 얼굴」 등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정책의 이념을 허구에 반영하고 있는, 이른바 친일 문학으로 비판되기도 한다. 또한 「색상자(色箱子)」·「해변」 등도 친일적 색채가 매우 농후한 소설이라 지적되고 있다. 그의 소설 내용과 그의 문단 활동 및 교우 관계로 볼 때 사회주의적인 의식이 뚜렷한 작가는 아니었다. 작가의 소설집으로 1948년 금룡도서(金龍圖書)에서 출판한 『연연기(戀戀記)』가 있으며, 그 외에 평론으로 「불쌍한 이상(李箱)-요절(夭折)한 그들의 면영(面影)」·「작중인물(作中人物)의 진실성(眞實性)」 등이 있다.
정인택의 이상과 같은 활동은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1·13·17호에 해당하는 친일반민족행위로 규정되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 Ⅳ-16: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이유서(pp.358∼405)에 관련 행적이 상세하게 채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