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신중신앙이란 재래의 토속신을 수용하여 불교의 호법신(護法神)으로 한 신앙형태이다. 이때의 신중은 모든 토속신을 동시에 지칭하는 복수개념이다.
제석(帝釋)의 원어는 'Indra'로, 인도 베다 설화에 등장하는 신이었으나, 후에 불교로 포섭되며 범천(梵天)과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신이 된다. 제석도량이란 복수개념으로서의 신중이 아니라 제석이란 고유의 성격을 지닌 신중신앙의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신중이라고 하면 재래의 토속신으로서의 신격과 그 기능은 사라지고 불교호법신으로서의 신격과 기능만 가지게 되지만, 제석은 원래적인 성격을 가지는 호법신중이다.
제석도량은 제석을 신앙의 대상으로 한 신앙의 한 형태로서, 제석신앙의 의식 행사를 총칭하여 제석도량이라 한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신라승려 홍경(洪慶)이 대장경의 일부를 중국에서 가져왔을 때 이를 제석원(帝釋院)에 두어 제석도량을 열었다고 하며, 고려시대에는 궁중에서 자주 제석도량이 열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제석도량은 천제(天帝)라고 하는 천신의 관념이 우리 민족 고유의 숭천관념과 쉽게 습합할 수 있게 되어 민간신앙으로서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재래의 숭천신앙과 제석신앙이 습합되어 기도의 목적에서 이룩된 숭천신앙형태가 제석도량으로 정착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