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과 팔존(八尊)의 권속을 그린 지장구존도이다. 화기(畫記)가 없어 정확한 제작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그림의 양식이나 제작 기법으로 보아 고려 후기인 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단 바탕에 채색하였고, 그림의 크기는 세로 104.3㎝, 가로 55.6㎝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두건을 쓴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협시인 주1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앞에는 제석천(帝釋天)과 범천(梵天)이 시립하고 있으며, 사천왕이 이들을 호위하고 있다. 지장의 권속들은 모두 원형 주2을 갖춘 채 합장을 하고 서 있고, 사천왕 중 북방다문천왕(北方多聞天王)만 보탑(寶塔)을 들고 있다. 제석천과 범천, 그리고 사천왕은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사천왕경(四天王經)』, 『지장보살십재일경(地藏菩薩十齋日經)』 등에 지장을 옹호하고 받드는 존재로 언급되어 있다.
명부계(冥府界)의 주요 도상인 시왕(十王)과 권속들이 생략되고 지장삼존과 천신(天神)들만 표현되어 있는 점이 독특하다. 이는 당시 제석천과 범천, 사천왕이 지장보살도의 주요 구성 요소로 인식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신중원(神衆院)을 건립하고 사천왕도량(四天王道場)과 신중도량(神衆道場)을 개설하는 등 호법신중(護法神衆) 관련 신앙이 활발했던 고려의 신앙 경향이 지장보살도까지 적극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