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화엄신중도량(天兵華嚴神衆道場)’이라고도 하며, 고려 고종 때 몽고의 침입이 있었을 때 많이 설행되었다. 오늘날에는 신중작법(神衆作法) 또는 신중불공(神衆佛供)의 형식으로 전승되고 있다.
신중은 본래 인도의 여러 토속신을 불교가 수용하여 불교의 호법신(護法神)으로 불교화 된 신들이었으나,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동아시아의 신들도 포함되며 보다 다양한 형태와 모습을 갖추게 된다. 또한 이 신중을 불교화하는 불교의 사상체계가 화엄사상(華嚴思想)이므로 화엄신중이라 하게 된다. 화엄사상에 의하여 불교에 수용된 재래 토속신의 기능은 불교와 불법을 보호하는 것이다.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시대에 국토가 몽고병사에 의하여 유린된다는 것은 불법을 지키는 화엄신중이 기능을 다하지 못한 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여 이 도량을 자주 열었다. 신중에 의하여 불국토(佛國土)인 고려가 지켜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엄신중의 천병(天兵)이 가지는 의미는 몽고침입기의 고려가 신중의 신앙적 기능을 군사적 개념으로 수용하고 이를 천병으로 높여 생각한 데에 기인한다.
오늘날은 국토를 방위한다는 천병으로서의 기능은 없고, 일년 내내 집안에 아무 일이 없도록 하여 준다는 데에서 정초에 신중불공이 매년 각 사원에서 성행되고 있다. 사찰에서는 불법을 보호하는 신중단신앙으로 어떤 의식에서나 중단의식을 행하며, 신중탱화(神衆幀畵)를 봉안한 중단(中壇)을 법당 안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