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 1책. 신라 말에서 조선 초에 이르는 126인의 한시 517수를 정선하여 실었다. 험벽(險僻)한 고사를 사용한 곳에는 그 본실(本實)을 간략하게 주로써 밝혔으며, 미심하고 난해한 어구에 대해서는 편자의 비평과 풀이를 붙이고 있다.
권수에 ‘제현성씨사략(諸賢姓氏事略)’을 붙이고 있으며 신라, 고려, 본조로 나누어 시인들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했다. 수록된 편수는 다음과 같다. 권1은 오언고시 50수, 권2는 칠언고시 40수, 권3은 오언율시 76수, 배율 8수, 권4는 칠언율시 55수, 권5는 칠언율시 51수, 배율 3수, 권6은 오언절구 35수, 칠언절구 86수, 권7은 칠언절구 99수가 실렸는데 99수를 해설과 함께 싣고 최숙정의 발문을 실었다. 서문에 의하면 최해의 「동인지문(東人之文)」, 조운흘의 「삼한시귀감(三韓詩龜鑑」, 변계량의 미완성 선집을 기본으로 하여 시를 뽑았다고 한다.
현존하는 책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갑진자본(甲辰字本)을 비롯하여 수종의 필사본이 있으나 갑진자본은 글자가 선명치 않고 훼손된 부분이 많으며 여타의 필사본들(고려대학교본 등)도 완전하게 보존된 것을 볼 수가 없다. 간행시기는 갑진자본에 있는 편자의 서문(성종 4년, 1473)과 최숙정(崔淑精)의 발문(성종 6년)에 따라 일단 성종 초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현존 갑진자본만 가지고 본다면 이 책은 성종 15년 갑진자의 초주(初鑄) 이후에 간행된 것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 갑진자본은 활자가 마멸된 것이 많고 간간이 다른 활자도 충용되고 있어 실제 이것이 간행된 시기는 성종 15년보다 훨씬 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만 따로 초선한 시선집의 사찬작업은 이미 고려 말에 있었는데, 이 책도 이러한 토대 위에서 이룩된 초기성과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1980년 아세아문화사에서 『국조시산(國朝詩刪)』과 합본하여 『한국한시총서』로 영인 간행하였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