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74.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상하 2단(段)의 하대(下臺)와 중대(中臺)·상대(上臺)로 구성한 기단(基壇) 위에 목조건축을 본뜬 11층의 탑신(塔身)·옥개(屋蓋)가 뾰족하게 올라가고, 그 위에 형식을 완전히 갖춘 상륜부(相輪部)가 얹혀 있다.
작은 규모의 탑이지만 건축의 각 부 특징을 완벽하게 나타내고 있어서 매우 완숙한 아름다움과 의장미(意匠美)를 보여주는 공예탑(工藝塔)이다.
하대의 각 면에 투각한 안상(眼象)이 있고 위에는 난간이 둘려졌다. 중대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 사이의 각 면에 역시 안상을 뚫어 장식하였고, 연화좌대(蓮花座臺) 위에 상대가 설치되어 밖으로 넓은 난간을 두르고, 그 아래 좌우간(左右間)에는 격자상(格子狀)의 투각무늬를 넣었다.
하대에서 상대에 오르는 활 모양의 계단이 탑 중앙부에 설치되었는데 옆면은 투각한 격자무늬를 장식하고, 위에는 난간이 꾸며져 난간 동자기둥 위에는 각기 연봉이 표현되었다.
초층 탑신은 각 면을 3칸으로 삼아 좌우벽은 격자무늬 살창을 투각하여 표현하고, 모서리에 각각 사천왕상(四天王像)을 사실적으로 조각하여 세웠다.
2층 이상의 구조도 초층과 같은 방식으로 꾸며졌는데 옥개는 기왓골이 세세하게 표현되었고, 각 탑신에는 내공(內空)하여 기둥 위에 공포를 상세하게 나타냈으며, 또 옥개의 네 모퉁이 내림마루 끝에는 용두(龍頭)가 정교하게 조각되어 붙어 있다.
상륜에는 노반(露盤)·복발(覆鉢)·앙화(仰花)·보륜(寶輪)·보개(寶蓋)·수연(水煙)·보주(寶珠)가 완전하게 갖추어졌다.
이 소형 동탑은 고층누각식목탑(高層樓閣式木塔)의 양식을 세세하게 표현하려 하였으며, 그 제작 솜씨도 또한 매우 정교하여 고려시대 금속공예품 중에서도 수작(秀作)으로 꼽을 수 있다. 제작시기는 11세기경의 고려시대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