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87㎝. 200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호암미술관 소장.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봉업사지(奉業寺址)에서 출토되었다. 뚜껑 위에 점각(點刻)으로 새긴 명문(銘文)에서 ‘奉業寺三重大師元0x9578(봉업사삼중대사원균)’이라 밝히고 있어서 그 소속 사찰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청동향로는 고려시대의 향로 중에서 크기가 크고 형태가 특이한 것 중의 한 예에 속한다. 형태는 노신(爐身) · 노대(爐臺) · 뚜껑의 세 부분을 각기 별도로 제작하여 조립하였다. 노대는 원반 위에 2단으로 된 높은 받침을 조성하였고, 그 중앙에 장구를 반으로 나눈 것과 같은 모양의 노신을 얹었다.
대좌(臺座)의 구실을 하는 원반은 3개의 수각형(獸脚形) 다리에 의하여 얹혀졌으며, 원반 밑둘레, 즉 다리와 다리 사이는 얕게 운각(雲刻)을 붙여 풍혈(風穴 : 가장자리로 돌아가며 잘게 새겨 붙이는 꾸밈새)이 꾸며졌다.
반구형(半球形)의 향로 뚜껑은 전체적으로 탑의 복발(覆鉢) 모양으로 되었으며, 정상에는 앙화형(仰花形)과 화염보주(火焰寶珠)를 별도로 만들어 청동정(靑銅釘)으로 네 곳을 고정시켜 붙였다.
이 향로의 ‘봉업사명’은 현재 연세대학교에 소장되고 있는 ‘봉업사정우5년명금고(奉業寺貞祐五年銘金鼓)’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 조형수법이 유사하고 제작시기 또한 금고의 제작연대인 1217년(고종 4)과 같이 13세기 초엽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