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책. 국문필사본. ‘최보은전(崔報恩傳)’이라고도 한다.
최휘(崔暉)라는 재상은 늦게까지 자식이 없었으나 노승에게 시주하여 아들 보운(保雲)과 딸 벽도(碧桃)를 얻은 뒤, 간신의 참소로 귀양가게 되었다.
한편, 궁중에서는 태자의 나이 8세였는데, 액을 피하기 위하여 궁중을 나와 신원을 숨기고 방황하다가 우승상을 역임한 황하숙(黃夏肅)의 집에 사환으로 있게 되었다. 황승상은 태자의 비범함을 알고 세 딸에게 의향을 물었더니 셋째 딸만이 혼인하겠다고 하였다.
그 뒤 황승상이 죽자 태자는 가족들의 청대로 셋째 딸과 후일을 약속하고 그 집을 나온다. 최승상 집을 찾아 그의 아들 보운과 함께 지내면서 그의 누이 벽도와 또 인연을 맺는다.
벽도의 아름다움을 탐내 청혼하여오는 권신의 압력으로 집에 있을 수 없게 되자 태자는 궁중으로 돌아와 벽도를 태자비로 맞아들였고, 보운은 도승을 만나 병서(兵書)를 배웠다.
토번(吐蕃)이 침범하여 황성이 함락되고 천자가 포위되자, 보운이 황성으로 달려와 천자를 구출하고 대원수가 되어 토번의 항복을 받아낸다. 보운이 개선하자 태자는 천자께 주청하여 간신들을 축출하였고, 또 천자의 주선으로 인연만 맺어두었던 남녀 주인공들이 모두 혼례를 올려 부귀와 영화를 누린다.
이 작품은 남녀 주인공들의 결연담과 무용담으로 엮어진 것으로, 고소설 가운데 많이 볼 수 있는 영웅소설이다. 결연과 무용담으로 흥미를 돋우며 입신양명으로 철저하게 공리주의를 추구하였다.
구성면에서 볼 때, 태자가 8년간이나 궁중에서 나와 신분을 숨기고 사환까지 한다는 설정은 다른 작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피액을 위한 것이었고 민간의 생활양상을 파악해보려는 의도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작품의 가치면에서는 주목할 것이 못 된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