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수(崔常壽)는 1918년에 출생한 민속학자이자 가면극 연구자이다. 호는 석천(石泉)이고, 부산 동래 출생이다. 1937년 일본 오사카외국어학교[大阪外國語學校] 영어부를 졸업하고, 19401950년대에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한국외국어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이화여대, 경기대, 경희대 등에 출강했다. 1955년에 한국민속학회를 창립했으나, 회원이 거의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했다. 그는 19611977년에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전문위원(현, 문화유산전문위원) 및 문화재위원(현, 문화유산위원)을 역임했다.
최상수는 민속학 및 전통연희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조사 연구의 업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는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에 걸쳐 집중적으로 가면극의 전승 현장을 조사해서 채록본을 만들고, 관련 내용과 의미를 분석했다. 그가 조사한 대상은 오광대와 야류, 해서탈춤, 산대놀이, 하회와 강릉의 가면극에 두루 걸쳐 있다.
오광대와 야류의 조사 연구는 국가무형유산인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수영야류, 동래야류이며, 경남 무형유산인 진주오광대, 김해오광대, 그리고 비지정인 마산오광대 등이 있다. 대부분 1935년부터 1950년대 사이에 현지 연희자를 대상으로 조사해서 채록했으며, 구체적인 조사 시기와 구술자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거제오광대, 부산진야류도 일부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해서탈춤으로는 국가무형유산인 봉산탈춤, 강령탈춤이 있으며, 복원되지 않은 해주탈춤이 있다. 대체로 1939년부터 해방 직전 시기에 조사 채록되었으며, 1950년대에 일부를 보완하였다. 그러나 봉산탈춤은 이전의 송석하 채록본, 강령탈춤은 이전의 임석재 채록본을 표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황주탈춤, 서흥탈춤, 기린탈춤에 대해 과장, 가면의 특징, 배역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가면극 채록본 중에 김해오광대, 마산오광대, 해주탈춤 등은 유일본으로 남아 있다.
둘째, 그는 가면극 이외에 민속놀이와 인형극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조사 연구를 했다. 놀이 분야는 『한국민속놀이의 연구』(1985)가 있는데, 전체 3장 중에 ‘세시민속놀이’ 31항목은 대부분 집단놀이이며, ‘오락’ 6종목은 개인승부놀이, ‘곡예’ 4종목은 전문예인의 놀이로 나뉜다. 그의 놀이 연구에는 역사적 문헌이 다수 인용되었다. 특히 윷놀이는 문헌과 한 · 일 비교 검토, 씨름은 역사적 자료 이외에 다양한 씨름 기술, 그 외에 그네와 연날리기 분야도 상세히 기록했다. 인형극 단행본에서는 꼭두각시놀음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만석중놀이, 인형놀이, 각시놀음, 그림자놀이도 소개하고 있다.
셋째, 그는 출간된 책 속에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 자료를 다수 수록하고 있다. 직접 수집한 114점의 탈은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출간된 단행본의 부록에 수록한 수십 장의 흑백 사진들 중에는 희귀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김해오광대, 마산오광대, 구파발산대의 탈과 연희자 사진은 미공개된 유일한 자료이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탈 중에는 국내 탈이 99점이며, 해외 탈이 15점, 또한 나무탈이 90점, 바가지탈 13점, 종이탈 13점이다.
넷째, 그는 1956년에 '한국민속학회'를 설립해 초기 2년간 『한국민속학보』 1~2호를 발간하며 의욕적으로 활동했다. 따라서 1932년 설립된 ‘조선민속학회’(송석하 · 손진태 창립), 1968년에 설립되어 전국적인 규모를 지닌 ‘민속학회’(임동권 창립)와 함께 민속학 관련 학회의 선봉이었다. 그의 학회는 초기 이후로 활동이 거의 중단되었다가 2000년에 전국 규모의 민속학회와 통합되어 새로운 '한국민속학회'로 출발해서 현재에 이른다.
최상수의 연구 영역은 가면극이 주류이다. 그 외에 인형극, 세시풍속, 놀이, 설화, 민요, 기타 부채, 수수께끼, 민속학 일반 등에 걸쳐 광범위한 영역의 연구를 수행했다. 가면극으로는 『하회가면극의 연구』(1959), 『해서가면극의 연구』(1967), 『야류 · 오광대가면극의 연구』(1984), 『한국가면의 연구』(1984), 『산대 · 성황신제가면극의 연구』(1985) 등이 있다. 인형극으로 『한국인형극의 연구』(1961 초판, 1988 성문각에서 재판), 놀이로는 『한국민속놀이의 연구』(1985), 『한국의 씨름과 그네의 연구』(1974 초판, 1983 재판)가 있다. 그리고 설화로는 『한국민간전설집』(통문관, 1959), 세시풍속으로 『한국의 세시풍속』(1960), 민요에는 『조선민요집성』(1948), 수수께끼로 『조선수수께끼사전』(1949), 민속학 일반에는 『한국 민속문화의 연구』, 『한국 민속학 개설』(1988) 등이 있다. 그리고 부채, 의식주, 민구(民具) 연구가 있으며, 영문 번역서에는 연놀이, 하회탈춤, 인형극, 세시풍속, 전설 관련 서적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성과에 비해 최상수의 연구는 학계의 관심 밖이거나, 일부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른 민속학자들과 거의 교류를 하지 않고 독자적인 활동을 했으며, 제자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학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채록한 일부 가면극 채록본이 표절 지적을 받고 있는 것 역시 그 이유가 된다. 그는 스스로 가면극 분야에 있어 전문적 자부심이 강해 다른 학자들을 폄하하거나, 심하게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가면극 분야를 연구하는 일부 학자에게만 관심의 대상일 뿐, 전반적으로는 학계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편에 속한다.